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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당신이라면 무조건 믿는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11.23 15:29 수정 2016.11.23 15:29

근자에 들어 국가 국정농단의 위험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 국정을 책임져야할 집권층의 불법적인 행태가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국기를 유린하는 교수가 있는가 하면 교수가 자기의 제자를 성 추행하기도 한다. 금융인이 금고에 맡겨 둔 돈을 빼먹고 경찰관이나 법조인들이 사건을 조작하는 등 나라가 어수선하다.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고약한 짓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야당은 사사건건 시시비비도 가리지 않고 발목잡기가 도를 넘고 있다. 대명천지에 과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나라경제는 엉망인데 정치는 실종된 상태고 국가경제를 책임져야할 단체장과 기업체의 장들은 송사에 휘둘려 나라걱정은 아예 없다 어느 곳 하나 안 썩은 곳이 없다보니 민초들은 누굴 믿고 살겠는가. 그렇다 보니 물가는 뛰고 사회는 불안해지고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요즘 세상살이가 버겁고 힘들다며 백성들은 촛불을 들고 아우성이다. 이는 전적으로 참다운 지도자의 부재 탓이다. 지난 IMF때도 이렇지는 않았다. 그때는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 차기정부에 대한 기대라는 기댈 곳이 있었다. IMF때는 느닷없는 날벼락에도 애지중지 하던 애들 돌 반지 까지 내 놓으면서 백성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함께 열심히 일했다. 왠지 그때보다 요즘이 더욱 힘든 것은 왜일까? 기댈만한 데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기댈 만 한데가 있을 때라야 희망도 있게 되고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일하게 된다. 극단적으로 말해 우리에게는 믿고 의지할 인물이 없다. 당신이라면 믿는다? 는 말은 당신이 훌륭한 지도자로써 어느 누구에게든 존경받을 수 있을 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근자에 우리에게 훌륭한 인물이 없다는 말은 우리에게 훌륭한 지도력이 있는 지도자가 없다는 말로 풀이된다. 위로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국무총리도 있고 장관도 있다. 그리고 아래로는 이 지역사회를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서도 이 땅을 책임지는 도지사와 시장을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장 등 수 많은 지도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인물이란 국민의 존경을 받는 지도자여야 하는데 오늘 우리에게는 과연 국민 절대다수의 존경의 대상이 되는 지도자가 단 한 사람인들 있는가 묻고 싶다. 지도자로써 국민의 존경의 대상이 되려면 반드시 다음 세 가지의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질문은 진실한가. 둘째는 유능한가, 셋째는 겸손한가 이다. 이 세가지 물음에 물론 “그렇다!”고 국민이 대답할 수 있는 인물이여야 한다. 오늘 우리 사회에 뛰어난 인물이 없다는 것은 매우 서글픈 일이다. 현제 우리에겐 월남 이상재 같은 인물도 없다. 도산 안창호 같은 인물도 없다. 만해 한용운 같은 인물도 없다. 고당 조만식 같은 인물도 없다. 오늘의 지도자로 자처하며 높은 자리에 앉은 분들은 어찌하여 모두 이런 선배들 이런 역사적 인물들을 본받으려 하지 않는가. 사람은 키워야 인물이 되는 법인데 건국이후 줄곧 ‘키우는 일’ 보다는 ‘죽이는 일’에 더 열중해 오다보니 인물이 씨가 말랐단 말인가. 더욱이 좋은 선배가 있어야 좋은 후배가 있을 것인데 자기 자신의 영달과 출세에만 급급한 선배가 후배의 등장이나 경쟁을 원치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방해하고 배척했다. 그래서 이름 그럴듯한 지도자는 있지만 그들의 뒤에 유능한 후배나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다. 높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다 지도자다. 그러나 지도자의 기본을 반드시 지녀야만 하는 데 그 기본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사이비한 지도자로 낙인된다. 정직한가. 진실한가 하는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현실의 지도자는 과연 있는가. 오늘의 지도자들이 민족의 인물로 역사에 남지 못하는 까닭은 능력의 부족도 부족이지만 유능한 부하들을 거두지 못하고 키우지 못한 잘못에 있다. 이는 능력 있는 사람들을 배척하고 발붙이지 못하게 한 교만함에 기인한다. ‘나 아니면 안된다’ ‘내가 최고다’는 그 오만과 불손이 이 나라의 발전을 철저히 가로 막아 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잘사는 사회발전의 위업은 위대한 인물이 아니고는 이룰 수 없다. 사이비지도자들의 손으로 이룩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사회의 퇴보일 뿐이다. 풍성한 가을의 결실 또한 한순간의 기상이변으로 인해 허물어진다. 나라의 장래도 또한 마찬 가지다. 훌륭한 지도자의 위기대처능력이 필요할 때다. 돌아오는 선거에서는 훌륭한 지도자들의 많은 출현을 기대해 본다. 그리하여 민초들의 가파른 세상살이를 보듬어 행복하게 해주길 학수고대 한다. “당신이라면 나는 무조건 믿는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바르게 살다 가신 눈에 선한 우리들의 훌륭한 지도자들이 오늘 이 난국에 절실히 그리운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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