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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쪽샘 44호서 1,500여 년 전 토기에 새긴 신라 행렬도 발견

김영식 기자 기자 입력 2019.10.17 12:18 수정 2019.10.17 12:18

경주시, 110여 점 유물도 추가 확인

↑↑?장경호의 문양을 추정복원한 전개도, 기마행렬, 무용, 수렵 등으로 구성되면서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 장경호의 문양을 추정복원한 전개도, 기마행렬, 무용, 수렵 등으로 구성되면서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쪽샘 44호 제사 대호 내외부에서 나온 유물
쪽샘 44호 제사 대호 내외부에서 나온 유물
쪽샘 44호 발굴조사현장에서 고분 출토 유물을 공개 하고 있다.
쪽샘 44호 발굴조사현장에서 고분 출토 유물을 공개 하고 있다.

경주 쪽샘 44호분야에서 출토된 토기에서 1천500년 전으로 추정되는 토기에 새긴 신라 행렬도로 보이는 그림이 최초로 발견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ㅡ2014년부터 진행 중인 쪽샘 44호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 발굴조사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44호 제사와 관련된 유물 110여점 고분 발굴 성과를 쪽샘지구 44호 고분 앞에서 지난 16일 발표했다.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는 44호 호석(護石) 북쪽에서 파손된 상태로 출토됐다. 전체 높이 약 40cm의 긴목항아리(장경호, 長頸壺)로 추정되며, 그릇 곳곳(경부頸部, 견부肩部, 동체부胴體部)에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44호 고분 무덤외장은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아래층에 굵은 돌을 호석으로 두떱게 쌓아 올렸다.  문양은 크게 4단으로 구성된다.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되어 있다.

3단에는 다양한 인물(기마·무용·수렵)과 동물(사슴·멧돼지·말·개)이 연속으로 표현되었다. 그림을 세부적으로 보면, 말 탄 인물과 말들이 행렬하는 장면, 기마행렬을 따라가는 인물들이 무용하는 장면, 활 든 인물들이 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과 말 탄 주인공이 개(추정)와 함께 행렬하는 장면 등이 묘사되어 있다.

 

문양의 전체 구성으로 보아 행렬도를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 정황상 제사용 토기로 제작되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행렬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기마·무용·수렵을 묘사한 복합 문양은 현재까지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로, 복식과 인물묘사, 동물묘사 등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편 행렬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표현들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내용 구성과 유사하여 신라·고구려 대외관계 연구에도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말 문양은 발형기대(그릇 받침대)의 다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토기 조각 2점에서 확인됐다. 말이 새겨진 문양은 총 2개체로, 말 갈기, 발굽, 관절 뿐 아니라 갑옷을 입은 모습까지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에 새겨진 말 문양 중 회화 표현이 가장 우수한 사례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44호 호석 주변에서 대호(大壺)를 포함한 다양한 기종의 제사 유물이 110여 점 출토됐다. 9점의 대호는 호석을 따라 일정 간격으로 배치되었고, 내부와 외부에서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뚜껑 접시(개배, 蓋杯), 토제악기(토제훈, 土製壎), 토제방울(토령, 土鈴) 등 소형 토기들이 확인됐다.

조사 결과 시차를 두고 몇 회에 걸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로 적석목곽묘 호석 주변에서 이뤄진 제사의 양상과 내용에 대한 양질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4호의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 적석목곽묘 구조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고 고고학적 조사 뿐 아니라 지질학·토목공학 등 학제 간 융복합 연구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쪽샘발굴관은 조사 시작 단계에서부터 발굴조사 현장을 일반에 상시 공개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해 지역문화재를 적극 활용한 우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김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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