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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우파(右派)=우파(愚派)(?)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9.11.14 18:55 수정 2019.11.14 18:55

김 시 종 시인
국제PEN 한국본부 자문위원

총선(국회의원)이 내년 4월 15일에 있으니, 여야간 똥(?)끝이 바짝 타게 생겼다. 내년 국회의원선거에서 한 석(席)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당내 혁신이네 인재영입이네 나름대로 열나게들 뛴다.
H당 황대표가 영입인사로 박대장을 발표했을 때, 월척의 대어(大魚)를 낚았다고 나도 모르게 입에서 감탄사가 발사됐다. 며칠 뒤 영입인사가 발표됐는데, 제일 컬러가 새틋한 박대장 이름은 눈 닦고 봐도 없다. 박대장이 자기 공관병에게 갑질을 한 것이 제척 이유였다.
군대조직의 특징은 계급사회로서 상하관계가 엄격하고, 상명하복(上命下服)이 조직의 생명이다. 군 사회에서는 상관과 부하가 있지, 갑과 을의 관계는 절대로 아니라고 본다. 아무리 민주주의가 잘 실천되는 선진국가라 해도 군대는 합법적인 독재단체인 것이다.
필자는 만 18세에 고교를 졸업하고 그해 연말(1960년 12월)에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혹한기에 기본군사훈련(논산 2훈련소)을 마치고, 병과교육(육군 부관(행정)학교)을 마치고, 서울 소재 육군본부 부관감실에 발령을 받고, 행정병으로 근무를 했다.
계란유골이라더니 분위기 좋은 육군본부의 병영에서도 하필 뱃트질이 상습적으로 이어지는 내무반에 배치가 되어, 어김없이 한 주 꼭 10대의 뱃트질을 당해야 한 주일이 지나갔다.
그런 병영 생활이 20개월 지속되었다. 나는 군번이 1078XXXX인데, 단골뱃트잡이 타자의 군번은 1065XXXX로 그들은 100% 고향이 남쪽이었다. 나와 나의 전입동기들이 주기적으로 장기간 구타당한 것은 잘못이 딱 하나 있었다. 고참병인 그 자들보다 군 입대를 9개월 늦게 한 것이다.
도합 천여대를 억울하게 맞고도, 구린 입 한번 떼지 않고 초인적으로 잘 참아내어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무사히 34개월 만에 만기제대를 하게 되었다.
필자(나)는 육군에서 만기제대를 한 것을 솔직히 미국유학한 것보다 더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왜 군복무기간이 그렇게 중요한가? 미국유학을 하면 지식과 선진 기술은 학습하겠지만, 어려움과 억울함을 잘 참아내는 훌륭한 인성을 배울 수 없고,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이겨내고 사는 강인한 삶의 방법을 군복무를 통해서 터득할 수 있었다.
필자는 남자의 미덕을 쌓는 수련코스로서 군복무이상 가는 방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박대장의 공관병이 공관근무시 어려웠다고 신문에 까발린 것은 자의든 타의든 자기 인생을 잘 관리한 처사라고 보기엔 선뜻 공감이 가지 않는다.
H당의 황대표는 당무를 처리하는데 당연히 좌고우면해야 하겠지만, 박대장의 입당을 보류한 것은 큰 실수 인 것 같다. 박대장같은 국가안보의 최고급 인재가 여·야를 막론하고 분단국가의 현실을 감안할 때 꼭 필요하다고 본다. H당에서 박대장을 영입한다고 우파 국민 중에선 한 사람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박대장 같은 안보귀재를 놓치면, 내년 4월 15일 선거에서 국회의원 의석 1석이 줄뿐 아니라, 대안정당으로 국가안보 정책에도 아이디어 뱅크가 많이 부족할 것 같다. 박대장이 삼청교육대를 인용했다고 박대장을 5공인사라고 단정한 것은 전형적인 새대가리 사고다.
H당의 박대장 영입 보류는 H당은 적이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 내부에도 엄존하고 있음을 보았다.
박대장의 영입을 둘러싸고 국민여론을 걱정하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다. 법치국가에서 여론이 막중한 것이 아니라, 법을 규정대로 집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론을 금과옥조로 여기면 포퓰리즘의 늪에 빠지게 된다. 여론은 100% 진리가 아니요, 참고자료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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