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 중인 경찰관이 원룸촌 골목에서 한 여성을 흉기로 찌르는 남성을 격투 끝에 붙잡았다.
지난 14일 경찰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경북지방경찰청 구미경찰서 상림지구대 소속 이준수(33) 경사다.
이 경사는 지난 10일 오후 3시 35분께 구미시 상모사곡동 원룸촌 골목에서 필리핀 국적의 아내 A(27)씨를 흉기로 얼굴과 목 등을 수 차례 찌르는 현장을 보고 한국인 남편 B(36)씨를 격투 끝에 검거했다.
이 경사는 살인미수 피의자인 B씨를 꼼짝 못 하도록 제압한 상태에서 “남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아내를 흉기로 찔렀다”고 경찰에 신고한 뒤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날 이 경사는 휴무(비번) 중으로 운동하러 가던 중 사건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며 짐을 꾸려 나가는데 격분해 주방에 있던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얼굴과 목 등에 상처가 났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경사는 본지와 전화에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취지의 짧은 소감만 전하고 말을 아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 경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내를 흉기로 찌른 피의자를 신속하게 검거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비번 날임에도 여성이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침착하고 신속하게 조치를 잘 해줘서 더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며 이 경사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경자년에도 제복입은 시민으로서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범죄에는 엄정히 대응하고 사회적 약자에게는 따뜻하게 대해 줘야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철억 기자 kco77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