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졸업식·입학식은 물론 개강까지 연기하는 등 대학가에도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특히 새학기를 앞두고 중국 유학생이 대거 입국을 앞두고 있어 대학 측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4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와 서강대가 각각 1주, 2주간 개강을 연기했다. 광운대도 이날 개강을 1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중앙대는 개강을 2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건국대와 국민대, 동국대, 세종대,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등은 졸업식과 입학식 행사를 모두 연기 또는 취소했다. 고려대와 성균관대는 입학식 취소를 결정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숙사 입주일이 2월말이라 이 시기 중국에 갔던 학생들이 대거 들어온다"면서 "혹시 모를 감염 우려를 막기 위해 잠복기를 고려해 개강을 일주일 늦췄다"고 밝혔다.
중앙대 관계자는 "우한폐렴으로부터 학생들이 안전하도록 고려했다"며 "이후 추가적으로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졸업식과 입학식 등 사람이 대규모로 모이는 행사 취소를 비롯해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2019년 기준으로 7만1067명에 달한다. 중국 유학생이 많은 대학은 대부분 서울 소재 대학이다.
각 대학에 중국 유학생이 많은 만큼 앞으로 다른 대학에서도 개강을 미룰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춘절 연휴를 마친 유학생들이 새학기를 앞두고 대거 입국이 예정된 만큼 대학들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1,500여 명의 중국 유학생이 다니는 동국대는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일까지 유학생 소재와 증상 여부를 전수 조사했다. 전화 등을 활용해 후베이성을 비롯한 중국 방문자의 건강상태와 소재 등을 파악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중국에 방문했다 한국에 들어온 유학생들의 건강상태를 매일 파악하고 있다"며 "손세척제를 비롯해 열감지기도 학교에 들여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국대는 현재 개강 연기를 검토 중이다
세종대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개강일까지 학교에 가급적 오지 말아줄 것을 권고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개강 연기도 무게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한국에 학술교류차 방문하는 교내 게스트하우스 시설을 비우고 중국을 다녀온 학생들을 위한 자가격리 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건국대 또한 기숙사에 사는 중국인 유학생의 방을 한국학생과 따로 배정하고 당분간 학교 등교 자제를 권고키로 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개강 연기도 검토 단계"라고 말했다. 국민대 또한 개강 연기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은 교육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촉구하고 있다. 세종대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이 몰려오는 만큼 개강을 연기해야 할지 등 정부 차원에서 명확히 안내가 내려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 대학 관계자도 "아무래도 교육부가 정확한 지시를 내려 주는 것이 (개강 연기) 의사 결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