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문화엑스포(이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7일 경주엑스포 공원에서 경주타워의 원(原) 디자인 저작권자가 유동룡 선생임을 선포하는 현판제막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주낙영 경주시장, 유동룡 선생의 장녀 유이화 ITM건축사무소 소장,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를 제작한 정다운 감독 등이 참석했다.
현판식은 경주타워의 디자인 저작권에 관한 분쟁을 마무리하고 유동룡 선생이 저작권자임을 대내외에 알려 고인의 명예를 회복함과 동시에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이사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문화엑스포는 문화예술인의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지적재산을 침해하는 일을 해 매우 유감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경주타워가 그동안 경주를 상징하는 현대적인 랜드마크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황룡사 9층 목탑의 형상을 유리탑에 ‘비움’으로 투영해 음각으로 실존화 시킨 뛰어난 설계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는 “유동룡 선생의 명예회복은 물론 ‘애국심, 한국의 미와 지역의 전통성 추구’ 등 그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의 랜드마크인 경주타워의 원 디작인 저작자를 찾고 이를 선포하는 행사를 열게 돼 기쁘다”며 “경주타워가 유동룡 선생의 작품으로 이름을 올린만큼 선생의 뜻을 기리고, 많은 사람이 찾아 올 수 있도록 잘 보전하겠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유동룡 선생의 장녀 유이화 ITM건축사무소 소장은 “10년 넘는 긴 시간 동안의 싸움이 힘들고 쉽지 않았지만 오늘 현판식을 통해 좋은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며 “쉽지 않은 선택을 통해 자리를 마련해준 이철우 지사와 경주엑스포에 감사하고, 경주타워가 아버지의 건축철학을 잘 전달하는 대표적인 건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감사의 말을 남겼다.
또 “건축가들이 마음 놓고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건축 저작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건축물의 원 디자인 저작권자를 명시해 선포하는 최초의 현판식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어 시작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경주타워와 관련한 저작권 소송은 지난 2007년 연말부터 법정 다툼이 시작돼 2011년 7월 대법원에서 경주타워의 디자인 저작권이 유동룡 선생에 있음을 확정 판결하면서 저작권자에 대한 분쟁은 일단락됐다. 이에 경주엑스포 공원은 유동룡 선생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타계 10주기를 맞는 내년에 특별 헌정 미술전 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주엑스포측은 선생의 작품을 통해 고인의 작품세계와 철학에 대한 깊이를 알아 볼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을 유가족과 면밀히 협의 할 방침이다.
김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