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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국민의 힘' 초상집에 곡소리가 없나

김경태 기자 입력 2025.06.15 07:52 수정 2025.06.15 11:53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성경 신명기에 보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애급을 탈출해 광야로 행군했다. 그러나 모세는 목적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 한다. 모세는 하나님 인도로 느보산에 올라가 조상이 약속한 가나안 땅을 바라만 본 후에 모압 평지에 내려와 죽음을 맞이 한다. 그 때 모세의 나이는 120세였다. 그의 후계자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모세의 시신을 붙들고 30일 간을 애곡하며 장례식을 치른다.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 모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 기간에 애급을 탈출해 광야를 행진하면서 금송아지를 만들고 모세의 이마에 돌을 던지며 불신했던 많은 1세들이 불뱀에 물려 죽고 독수리 밥이 됐다.

살아 남은 1세들과 광야에서 태어난 2세들이 여호수아를 따라 요단강을 건너고 여리고성과 아이성을 함락시키고 가나안에 입성한다. 여호수아를 중심한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가 죽은 장례식장에서 30일간 슬피 울면서 이스라엘 백성이 저지른 죄를 진실로 회개하고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선민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했다.

대한민국의 보수 진영이라고 하는 국민의힘의 수장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단행하다 실패하고 탄핵을 당하고 내란 수괴로 몰려 파면을 당했다. 6.3 대통령 선거에 괴물독재 타도를 외치던 국힘당이 내란세력 심판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참패를 당했다.

49대 41의 전적의 의의를 진영에 따라 해석은 다양하다. 승리한 민주당 진영은 터져나오는 환호를 억제하며 표정관리를 하는 잔치집 분위기에 전리품 배분 계산에 마음이 바쁘다. 입법과 행정, 사법의 삼권을 장악하고 승자 독식의 핍박를 당할 국힘당 진영은 처량한 초상집이 됐다. 정치적으로 사망한 국힘당 총수의 시체를 놓고 땅을 치며 통곡하고 업보를 털어내야 할 정치 광야의 공동체가 너무도 이상하다. 지난 날 집권과 국정의 반성, 계엄과 탄핵의 통회, 경선과 단일화를 참회하는 소리도 없고 민심의 분노와 진영의 파탄을 놓고 통곡하는 울음소리가 없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다. 국힘당은 대선전을 망친 대선 내부 5적을 정죄하고 처단하지도 못 하고 이제는 각자 도생이라고 외치는 미친 놈의 소리가 행동지침이 되고 있다.

보수라는 이름의 국힘당은 정치 광야에서 처참하게 사망했다. 모세가 광야에서 죽고 난 후 시신을 지켰던 여호수아 같은 상주도 없고 초상집에 곡소리가 없다. 어찌된 일인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누워버리는 쫄법관과 판결봉을 들고 고드름이 된 떨법관이 법치 국격에 똥칠을 하고 있다. 국힘 당사에 조기를 달고 근조 화환을 설치해야 하고 장례를 위한 상여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조기와 근조 화환, 상여를 떨던 법관의 시체가 있는 법원으로 보내야 한다. 민주당 내란세력 청산과 정치보복의 칼에 희생을 당하고 내부분열과 자중지란이 일어나 차라리 진영이 파괴되고 해체된다면 잿더미 속에서 회생의 싹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것도 투쟁이라고 '재판 중지법 취소하라'는 피켓 들고 늘 전에 하던 방식으로 구호 몇번을 외쳤다.

지지자들은 분노의 삿대질을 하고 있다. 삭발이나 단식, 의원직 던지기, 대곡 활복 할 사람은 없는가. 이제 와서 무슨 소용 있는가 소잃고 외양간 고칠 의욕도 없다. 임종 보수의 초상집 상주도 조문객도 없는 장례식이 끝나고 보수의 혼비백산이 시작될 것이다.백은 흙이 되고 혼은 거리와 광야로 떠돌 것이다.

보나마나 사이비 보수들이 나타나 권력의 발밑에서 정조를 포기한 더러운 인간이 되어 영혼이 빠져나간 헛게비 율동을 할 것이다. 한참 동안은 보수의 포로와 감옥 시대가 지속될 것이다. 천우와 신조의 긍휼이 일어나 무생물의 광야에 자유의 정체성을 지닌 민주의 생명체가 태동할 때가 오길 기도하다 죽는 사람도 많아 질 것이다. 무덤에서 나온 귀신들이 거기 누가 없느냐고 울어댈 것이다. 지금은 죽는 시간이다. 불사르는 시간이다. 죽지않고 움직이는 존재는 괴물이거나 귀신이다. 횃불을 들고 원망도 자책도 집어치우고 너와 나를 조건없이 불태우고 말없이 죽는 것이다.

공자여가에 보면 공자가 정나라로 가는 도중에 길을 잃고 성 밖에 서있었다. 그를 본 사람이 공자를 찾고 있는 제자 자공에게 "동문 밖에 서있는 사람을 보았는데 이마는 요임금같고 몸은 고도(皐陶)같고 어깨는 자산(子産) 허리 아래는 우임금 보다 새치가 모자라는데 두리번 거리는 모양이 흡사 초상집 개와 같았다"고 일러주었다. 이 말을 들은 자공은 공자에게 그대로 보고했더니 "나를 성군에 비유한 것은 거리가 있지만 초상집 개로 말한 것은 맞다"고 대답했다. 공자는 위대한 성인의 덕과 자질을 지니고 있었지만 때를 얻지 못하고 유랑하는 자신을 아무도 돌바주지 못해 떠돌아 돌아다니는 처지를 상가집 개 (喪家之狗) 같다고 본 것이다.

공자는 때를 만나지 못하고 그 당시에는 떠돌이 삶을 살다 갔지만 역사 속에는 영원히 죽지않고 살아서 후세인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사실은 사람이 나를 알아 주는 기회를 만나는 것보다 내가 만대를 교훈 할 가치의 덕과 자질의 사람인가가 더 중요하다. 진주는 진흙속에 파묻혀 있어도 언젠가는 그 가치가 들어난다. 중요한 것은 진주인가 아닌가일 뿐이다. 어느 정치 진영 안에 진주와 같은 영원 불변의 가치가 있는냐가 중요하다. 불변의 정체성의 유무에 따라 순식간에 잔치집이 초상집이 되고 초상집이 잔치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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