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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이생망' NO포 세대가 되자

김경태 기자 입력 2025.08.01 06:12 수정 2025.08.03 10:04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이생망(此生亡)이란 말은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 말이다.계급 사회를 비관하는 말인 흙수저나 헬조선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생망은 절망적인 시대와 사회상을 넘어 삶에 대한 희망 자체를 놓아버린 상태의 세대를 말한다. 결혼과 취업 뿐 아니라 삶 자체가 망해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비참한 상태를 암시한다. 극단적 좌절과 허무주의에 빠진 철학적 자살에 직면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내세를 믿는 종교인이나 다음 생을 전재하고 하는 말이라도 금세에 대한 슬픈 절망과 강한 부정을 내포하고 있다. 자살각이라는 말도 있다. '죽고 싶을 만큼 상황이 좋지않을 때'라는 뜻이다. 한국 청소년 자살율은 OECD국가 중에서 1위며 OECD국가 평균 자살율의 2배다. 하루 평균 36명이 목숨을 버리는 통계다. 한국 청소년 3명 중 1명은 죽음을 생각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생망의 반대말은 이생흥이다. 이번 생은 흥했다는 뜻이다. 지금의 젊은이는 자신의 삶에 대해 이생흥보다 이생망이라고 비관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생망 세대는 자기의 삶을 포기한 세대를 말한다. 초기 단계인 삼포 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말한다. 오포 세대는 3가지 포기한 것에 집과 경력을 포기한 세대를 두고 한 말이다. 칠포 세대란 5가지 포기한 것에 더해 인간관계와 희망까지 7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다. 구포 세대란 신체적 건강과 외모를 더하여 9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두고 일컫는 신조어다. 심지어는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N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국에는 20대 30대 젊은이들이 물가 상승과 집값 폭등, 취직난, 공납금 등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스스로를 돌보기도 어려운 미래가 없는 자포자기 세대가 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말이 외국에도 있다. 중국에서는 탕핑족이 있고 일본에서도 사토리세대가 있으며 대만에는 딸기세대가 있다. 그리스에는 500유로 세대가 있고 이탈리아에는 네네족이 있다. 이 세대는 모두 1980년부터 1990년 중반까지 태어난 청년을 일컫는다.

2011년 경향신문 특별 취재팀이 '복지국가를 말한다'는 기획시리즈를 내면서 '삼포 세대'라는 신조어를 처음 사용했다. 그 후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로 경제적 사회적 불안정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불가능한 청년세대의 절망적 상황을 상징하는 용어로 확산돼 왔다. N포 세대에게는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 된다. 이로 인해 전통적 가정 공동체는 붕괴되고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심각한 인구 절벽의 위기를 맞게 됐다.

이같은 절망적 사회 속에서 비극적 삶을 사는 N포 세대가 생겨난 원인이 무엇일가. 첫째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아 상실을 하고 있다. 둘째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하다. 섯째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 불신이다. 넷째 이생망 사고의 악순환이다. 이생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나는 잠재능력이 있고 자신한다. 둘째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삼는다. 셋째 작은 성공으로 자신감을 키운다. 넷재 주변인에게 사회적 도움을 받는다. 스스로 이생망이라고 단정 지우지 말고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시도하고 도전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성공의 언덕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랄 것이다. 내 사전에는 N포 세대는 없고 N0포 세대만 있다는 신념을 지니고 내 운명은 나만이 바꿀 수 있다는 집념으로 씩씩하게 살아 가면 된다. 이 세상에 이생망 N포 세대가 자꾸 늘어만 간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가. 동물 농장이나 좀비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구성에 현존하는 인간 사회는 멸망하고 새로운 인류가 탄생해 살게 될지 모른다. 인간 본성의 바탕에는 인간이 서로를 위해주며 함께 살 수 있는 이타심이 내재돼 있다.

인간은 상대를 위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더불어 살기위한 천성을 지니고 있다. 이 마음이 유교의 측은지심이요, 성경의 사랑과 불경의 자비다. 이런 인간 본성을 육성하기위한 인성 교육이 가정에서 실행되고 학교에서 강화돼야 할 일이다. 포기하지 않고 직면한 현실을 바꾸어 놓겠다는 초지일관 백절불굴의 젊은이에게 우리의 유산을 물려주어야 한다. 

기존 교육 단계인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 교육을 통해 아무리 뛰여난 전문성을 지닌 천재를 양육했다 하더라도 분노심과 이기심으로 가득찬 인간을 만들어 냈다면 이는 자멸할 수밖에 없는 불구자를 길러낸 것에 불과하다. 이상적인 사회는 이타적인 인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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