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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로 신학기 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전국 중3과 고3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9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고등학교 교실에서 화학 과목 교사가 노트북을 이용해 온라인 양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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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부터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은 첫날인 9일, 원격수업을 지켜 본 학부모들은 거의 예외없이 우려와 아쉬움을 드러냈다.
새로운 형태의 수업이 불가피하다는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비대면 수업에 따른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와 현장의 준비 부족에 대한 걱정이 컸다.
또 오전 한때 먹통이 된 EBS 온라인 클래스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날 최초로 고3과 중3 학생들이 먼저 온라인 개학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새 학기 개학이 미뤄진 지 39일 만이다. 이후 16일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에 이어 마지막으로 초등 1~3학년이 20일 온라인 개학을 한다.
중3과 고3 자녀의 첫 온라인 개학·수업 모습을 옆에서 본 학부모들의 공통된 반응은 학생의 집중력 저하에 대한 우려였다.
중3 자녀를 둔 어머니 A씨는 "아이 학교의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처럼 45분 듣고 쉬는 시간을 갖는 게 아니라, 본인이 시간을 알아서 활용해 하는 방식이다"며 "사실상 교사 관리가 없는 셈이어서 충분히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 집중력이 떨어질 거 같다"고 걱정했다.
중3 자녀를 둔 어머니 서 모씨(43) 역시 "쌍방향 수업도 있지만 녹화된 수업도 있더라"며 "처음이라 이해는 하지만 학부모가 계속 지켜볼 수도 없고…, 아이들이 집중을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의 준비 부족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B씨(50·여)는 "개학이 한 달이나 넘게 미뤄진 만큼 그동안 학교에서도 나름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까 보니 접속불량도 있고 수업도 전부 녹화한 게 아닌 것 같더라"며 아쉬워했다.
특히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 지연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교사가 온라인 학급방을 만들어 학습 자료와 과제를 공유하고, 학습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이다. EBS와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10시20분까지 약 30분 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중3 자녀를 둔 정모씨(48·여)는 "첫날 수업을 보니 EBS 온라인 클래스가 가장 문제인 것 같다. 오늘 아이도 이를 활용해 수강 신청을 하려 했는데 서버에 연결할 수 없다는 화면이 떴다"며 "지금 중3, 고3만 이용했는데도 폭주상태인데 이걸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중3 아들을 둔 박 모씨(45·남)도 "담임선생님이 EBS를 통해 수업을 들으라고 해서 오전에 들어가보니 서버가 과부화 돼 아예 접속이 안 됐다"며 "제대로 준비가 안 돼 있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학·수업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학부모 대부분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B씨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온라인 수업을 하는 것은 동의한다"며 "오프라인 개학을 했다면 걱정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씨는 "코로나19로 개학이 한 달이나 늦어졌지만 이렇게 온라인으로라도 개학과 수업을 하는 건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덕수·신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