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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31번째 신천지 슈퍼 전파자, 허위진술 구상권 행사해야

안진우 기자 입력 2020.04.15 20:27 수정 2020.04.15 20:27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코로나19 방역국이다. 방역의 선진국이라도 한시라도 방심하는 틈새를 비집고, 코로나19는 들어온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지난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신규 확진자는 25명으로 다행히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 부활절 종교행사나 총선 등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일주일간 확진자 추이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느슨히 한다면, 그 결과는 며칠 뒤, 몇 주 뒤에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성공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많은 국가에서 신규 확진자가 일관되게 내리막 곡선이 아닌, 오르락내리락한다. 방역 모범국이라고 평가받던 국가에서도 일순간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확실히 잡히지 않는다.
전날 국내 신규 확진자는 25명이었다. 최근 며칠간 일일 확진자 규모가 20∼30명 선을 유지했다. 방역 당국의 노력으로 코로나19가 주춤거리는 추세다. 코로나19가 여기까지 오는 사이에, 신천지교회 31번째의 신도가 있었다. 대구시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허위진술로 방역체계를 흔들었다. 31번째 확진자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이자, ‘슈퍼 전파자’였다.
이만희 총회장의 진술도 일부 거짓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31번째 환자 등장 직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만큼, 이 확진자의 연이은 ‘거짓말’이 정부의 초기대응을 방해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코로나19와 동시에 수많은 거짓말과도 싸우는 질병관리본부로선 힘이 빠지는 현장이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지난 13일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CCTV를 통해 31번째 확진자의 교회 내 동선에 대한 허위진술 정황이 확인됐다. 역학조사를 통한 감염경로 규명을 위해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채홍보 본부장은 신천지 31번째 환자는 당초 2월 9일과 14일에만 방문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사실 확인 결과 2월 5일에도 방문했다. 같은달 16일에도 여러 군데 방문한 것으로 확인했다.
허위진술인지, 확진으로 인해 정황이 없어서 헷갈린 것인지에 대해선 파악해야 한다. 그럼에도 당초 진술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확한 방문 날짜에 차질이 생긴 만큼 대구시의 방역망 관리 체계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 확진자는 자신의 신상이 공개된 뒤, 코로나19 관련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방역당국에 거짓말한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31번째 확진자의 허위진술은 최근 일부 연예인 등 유명인들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거짓말한 것과는 무게 자체가 다르다. 실제 방역망에 구멍을 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앞서 정은경 본부장은 31번째 환자가 고의적으로 거짓말 하거나 회피하는 단계로 보지는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CCTV가 보여준 결과는 정은경 본부장의 예상과 기대를 무참히 깬 것이었다.
신천지 역시 신도 숫자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방역체계에 혼선을 빚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신천지 교회가 늦게 제출하거나, 공개하지 않은 시설도 많았다. 31번째 확진자의 입원기간은, 13일 현재 총 56일로 국내 최장기간이다. 이 확진자의 치료비가 수천만 원에 달한다. 세금으로 치료비를 부담하는 대신 확진자에게 구상권과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치료비를 전액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코로나19 잡기에 혼란을 준, 31번째 신천지교회 신도에게, 강력하게 당국은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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