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5개월 간, 겨울방학 이후에도 학교를 가지 못하던 초등학생들이 지난 달 27일부터 1·2학년을 시작으로 등교를 시작했다.
5개월 만에 개학을 맞으면서, 울릉초등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문자 설문조사가 다수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일, 학부모들에게 발송된 문자의 내용은 2018년 울릉초등학교 내 꿈나루관 개관 이후 학교 내에 주차장이 생기면서, 교내 차도를 아이들이 자전거 도로로 사용하게 됐는데, 이에 대한 상시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전거 타기를 금지하고자 하는 학교 측의 의견에 찬반 여부를 묻는 것이었다.
학교 측에 문의한 결과 당초, 울릉초등학교 내 학생들의 자전거 타기를 전면 금지하려 했던 강경한 입장에서, 학부모들의 반발을 예상해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울릉도, 특히 읍내 초등학교 주변 지형은 경사로가 많고 평지가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울릉도 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인구는 9천 명에 못미치는데 반해 자동차 등록 대수는 1만대를 넘어선 지 오래다. 울릉군 읍내 골목 곳곳이 자동차 불법주정차와 관광버스로 아이들의 놀 곳이 사라진 처지에 학생 안전을 이유로 학교 내에서 조차 자전거 등의 놀거리를 금지하겠다는 울릉 초등학교의 처사에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시발이 되는 울릉초등학교 내 꿈나루관 공사는 2017년 당시, 악천후에도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모두 걱정없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취지로 35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지어졌다. 그러나 취지와는 무색하게 관리 인력과 비용이 없다는 이유로 개관 초기부터 방과 후에는 꿈나루관의 문은 잠겨 있었다.
꿈나루관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는데 반해 꿈나루관 1층의 주차장을 오가는 차량들 때문에 아이들은 운동장에서조차 차량을 피해서 늘 긴장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학교 임시 교문은 높은 경사로 인해, 진입 시 운동장 내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어 몇 번이나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들이 있어 왔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위험요인인 교내 주차 금지가 마땅한 상황에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처사라며 학생들을 최우선한 설문조사가 아닌, 교내 교통사고 시 책임을 학부모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안일한 처사가 한 눈에 보이는 설문지라며 불만이 쌓이고 있다.
울릉 통합중학교 개교로 인해 도동에 있던 (구)울릉 중학교 운동장이 임시 주차장으로 쓰여지고 있는데, 왜 울릉 초등학교에 주차하는 일부 주민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학생들의 놀 권리마저도 제한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