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프랑스 집권 사회당 대선 경선 결선 투표에 나갈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돌풍을 일으킨 브누아 아몽(49) 전 교육장관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측근 마누엘 발스(54) 전 총리로 정해졌다. 두 후보 중 결선투표 승리자가 오는 4~5월 대선에 사회당 후보로 출마하게 된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24 방송은 사회당 결선투표는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현대화주의자(moderniser)’ 대 법·질서 옹호론자인 ‘스트롱맨(strongman)’ 발스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사회당 경선 1차 투표 결과, 언론이 ‘3위’를 할 것으로 예상해왔던 아몽 후보가 36% 이상을 얻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반면 경선 1차투표 유력 우승 후보였던 발스는 약 31%를 얻어 2위로 밀렸다. 아몽 전 장관은 1차 투표 결과 발표 후 지지자들 앞에 나와 “좌파 유권자들이 진심을 담아 투표했으며,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며 올랑드 사회당 정부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뜻을 표명했다.핀란드가 이달 시작한 기본소득 보장제를 대표공약으로 내세운 아몽은 강경 좌파 노선으로 인해 사회당 내에서는 ‘아웃사이더’로 꼽혀온 인물이다. 지난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켰던 ‘민주적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찬양자이다.아몽은 올랑드 대통령과 발스 전 총리의 친 기업 경제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다가 2014년 장관 직에서 사실상 경질됐다. 주 35시간 노동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고 현재 18~25세에만 지급되고 있는 기본 소득을 전 국민에게 확대해 매달 750유로(약 94만원)를 지급하는 방안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밖에 대마초 합법화, 무슬림 차별 반대 등도 주장한다. 역대 프랑스 사회당 대선 후보 출마자 중 최연소인 아몽은 1986년 등록금 인상 등을 추진하는 보수 내각의 대학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에 참여하는 등 1980년대 학생운동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1997∼2000년 사회장관을 역임한 마르틴 오브리 내각에서 일했으며, 2008년 11월 사회당 당수가 된 오브리의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2012~2014년 올랑드 정부에서 내무장관을 지낸 뒤 지난 해 12월까지 총리를 역임한 발스는 노동법 개혁안을 강행 처리하는 등 친시장적인 정책을 추진, 아몽보다 훨씬 더 ‘오른쪽’에 있는 인물이다. 많은 좌파 유권자들은 친시장 경제정책을 옹호한 올랑드 대통령과 발스에 대해 분노해 왔다. 스페인 태생인 발스는 이날 경선이 끝난 뒤 “기본소득 구상은 엄청난 예산이 드는 비현실적인 방안이다”며 아몽을 비난했다. 이어 “대선에서 ‘확실한 패배’를 가져올 아몽 대신 ‘승리 가능성’이 있는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18%를 득표해 탈락한 아르노 몽트부르 전 장관이 아몽을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발스는 결선투표에서도 힘든 대결을 할 전망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몽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프랑스 대선은 오는 4월 23일 1차 투표를 치르며,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5월 7일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