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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새 정부 인준 ‘지연’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1.23 16:29 수정 2017.01.23 16:29

美 민주당 공세에 1989년 부시 정부 이후 최저美 민주당 공세에 1989년 부시 정부 이후 최저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의 새 정부를 위한 내각 인준 과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제45대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초대 내각 지명자들의 인준 과정은 1989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래 가장 더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측의 거센 반대와 윤리상충 문제 등으로 청문회와 표결이 줄줄이 지연됐기 때문이다.지난 20일 트럼프가 공식 취임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15개 부처 장관들을 포함해 상원 검증을 거쳐야 하는 22명의 내각 지명자 가운데 인준을 받은 내정자는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2명 뿐이다. 이는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앞서 취임식 기준 목표로 잡았던 7명 인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속도다. 즉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제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등 상원인준이 불필요한 백악관 보직을 제외하면 트럼프 새 정부가 반쪽도 안 되는 내각으로 출범한 셈이다.특히 공화당이 현 상·하원을 다수당인 상황에서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대통령의 내정자들의 인준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민주당)은 민주당 장악 상원에 힘입어 취임 당일까지 단 한 부처를 제외하고 모든 인준을 마친 바 있다. 심지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민주당)도 첫 임기 취임 당시 내각 7명이 공화당 장악 상원의 인준을 받은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공화당은 내각 인준의 진행 속도에 만족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거센 반발을 매우 불쾌해하고 있어 앞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 발언을 묵살하고 인준 과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미국 의회전문매체 더 힐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23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인준에 대한 미 상원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폼페오의 경우 지난 20일 인준표결이 진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3명의 반대로 23일까지 보류하고, 폼페오에 대한 토론을 재개했다.이에 대해 미치 매코널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폼페오의 인준에 즉각 동의하지 않은 것에 "최대한 빨리 내각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고 비판했다.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에 "후보자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슈머 대표는 또 지난 22일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내가 공화당이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정자를 억지로 쑤셔 넣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트럼프 정부 초대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석유업체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츌신 렉스 틸러슨 인준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틸러슨은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오랜 기간 알고 지내 친(親) 러시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내각 지명자들을 옹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20명의 내각 인준이 부결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NYT는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것은 '시간 끌기' 정도일 뿐인 가운데 다급해진 공화당이 이마저도 호락호락하게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지난 17일 열린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청문회에서 벳시 디보스 교육부장관 내정자이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에 '곰 공격에 방어하기 위한 교내 총기 소지 허용' 등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하는 등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이자 공화당 의원들이 청문회를 1차 질의만으로 조기 종료한 바 있다.또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내정자들을 날카롭게 비판할 때마다 그들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역으로 민주당 의원들을 조롱·비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CNN에 따르면 지난 19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 청문회에서 팻 로버츠 상원의원(캔자스·공화)이 론 와이덴 상원의원(오리건·민주)에게 "바륨(신경안정제)가 필요하다면 하나 드리겠습니다"라고 비꼬았다.그도 그럴 것이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질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례를 깨고 이례적인 내정자들에 대한 '반대 증언'까지 쏟아내 왔다. 코리 부커 상원의원(뉴저지·민주)은 지난 11일 증언대에 나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가 "시민의 평등권과 인권, 공정을 추구해야하는 법무장관의 가치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의 인준을 반대하고 나섰다.정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상원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공화당을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뉴욕대학교의 폴 C. 라이트 교수는 "내각 내정자들의 기준이 낮아지면서 논란의 기준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수잔 콜린스 상원의원(메인·공화)은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와 발언들에 날이 서있었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그들의 질문이 타당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질문을 하는 방법이 전과 다르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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