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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에이즈환자도‘편안한 임종’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2.03 16:08 수정 2017.02.03 16:08

8월부터 ‘말기 암환자’→‘말기 환자’ 확대8월부터 ‘말기 암환자’→‘말기 환자’ 확대

A(76)씨는 탈장 수술과 노인성 고혈압, 뇌경색 등으로 거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랜 기간 고통 속에서 살아오다 지난 2015년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의사는 그에게 소세포암 진단을 내리면서도 수술과 방사선 치료가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남은 것은 항암 치료뿐이지만 고령의 환자가 항암치료를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끝에 환자 본인과 가족들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돌봄을 선택했다. A씨는 완화의료 병동 입원 중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의식은 명료했고 임종 직전 며칠간은 맥박수와 혈압이 감소하는 등 활력 징후가 나타나기도 했다. 임종 당일 그는 임종실로 옮겨 모든 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고 입실 10일만에 눈을 감았다.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이 불가능한 연명 환자의 임종을 돕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대상이 오는 8월부터 말기 암환자에서 말기 환자로 확대된다.호스피스·완화의료는 환자에게는 통증과 증상 완화를 포함해 편안한 임종을 위해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영역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호스피스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매년 7만3000여명의 암환자가 사망하고 있으나 현재 호스피스서비스는 말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입원형 호스피스에 그치며 지난해말 기준 77개 기관 1293개 병상에서 운영중이다. 호스피스서비스 이용율(암사망자수 대비 신규 입원 환자수)은 2015년 기준 15.0%로 지난 2008년 7.3%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 43%, 대만 30%와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말기 환자에 대한 생명 경시는 경계해야 하지만 국내 암사망자의 90.0%가 의료기관에서 사망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떤 임종 방식이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일지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게 의료계의 의견이다. 사망 1개월전 말기환자중 연명치료를 이용하는 사례는 전체의 약 57.8%에 달한다.올해 정부는 비암성 말기환자에 대한 진단·판단기준을 마련하고 호스피스 대상 말기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해 ‘존엄한 죽음’에 대한 지원체계를 준비중이다.우선 오는 8월부터 암 외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COPD), 만성간경화 등 3종이 서비스 제공 질환으로 추가로 정해졌다. 복지부는 현재 호스피스의 대상이 되는 ‘말기 환자’에 대한 범위와 진단·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또 현재 호스피스 전문병원을 통해 지원되는 ‘입원형 호스피스’ 외에 가정형, 자문형 등 지원 종류가 다양해지고 지정 의료기관도 확대된다.현재 복지부는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가정형 호스피스’ 제공을 위한 21개 기관이 참여하는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다.가정형 호스피스는 간호사뿐 아니라 의사, 사회복지사 등도 가정을 방문해 환자와 가족에 대해 치료와 돌봄을 제공하는 것으로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지만 관리의 문제로 아직까지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다.복지부 관계자는 “오는 6월까지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시범사업을 마무리 짓고 수가를 결정해 현장에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7월부터는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지 않고도 일반 병동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문형 호스피스’도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모델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자문형 호스피스는 일반적으로 호스피스 병동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반 병동에 머물면서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 환자의 동의를 받아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는 등의 방식으로 환자의 제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내년 2월부터는 기존 종합병원·병의원· 한방병원· 한의원 등 외에도 요양병원으로까지 대상 기관이 확대돼 점차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관수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또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도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해 연령·질환별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는 정책 개발도 진행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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