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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만남의 중요성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2.09 17:22 수정 2017.02.09 17:22

사람이나 짐승이나 만남이 행․불행을 경정 짓는다. 우리 인생의 경우 만남이야 말로, 운명 그 자체라 해도 허풍은 아닌 것 같다.인생의 경우 뉘 집에 태어나 어떤 부모님을 만나고, 자라서 학교에 가서 어떤 스승을 만나고,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똑똑한 사람이라도 태어날 때 부모님을 자기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고, 전적으로 하늘(운명)의 뜻이 절대적일 뿐이다.자식이 부모님을 마음대로 선택한다면, 가난한 사람과 미천한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도저히 부모로 선택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하늘이 공평하여 가난한 사람도 자기 자식을 둘 수 있다.비록 가난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자라도, 아들이 각성을 하면, 성공하여 명문거족도 될 수 있다.요사이 자주 떠드는 금수저․은수저․흙수저 타령은 자포자기한 자의 개나발(?)일 뿐이다.필자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고, 못 사는 나라에 태어난 것을 신께 감사드린다.내가 분발하여 가난에서 벗어나고, 더욱 정진하여 후진국에서 태어나 조국근대화에 이바지하는 선구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없는 집에 시집와서, 알뜰히 살아 살림을 불리면, 재미가 쏠쏠하고 살맛이 더욱 난다.굿 못하는 무당이, 마당 기울다고 푸념만 한다.필자도 빈농집의 유복독자로 태어나, 초년엔 직사하게 고초를 겪었지만, 본심(本心)을 잃지 않고, 올곧게 살아, 국․공립 중․고등학교 교장이 되고, 중진시인으로 확고한 시세계를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두고, 스물여섯 젊은 나이로 요절한 아버지를 생각하면 측은하여 절로 뜨거운 눈물이 난다.내가 자랄 때 아버지가 안계셔, 고생한 것에 대한 푸념은 있을 수 없고, 아버지를 일찍 데려간 운명이 야속할 뿐이다.몇 해 전 선친 산소의 묘표앞에 미니 비석을 세웠다.‘순효요절 김덕출(1915년~1941년) 추모비’다.큰 비석은 옮기는데 힘들기 때문에, 이동에 편리한 ‘미니비’를 세워, 불효자의 부족한 정신이나마 실천했다.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신, 문경고 재학시절 은사 이대성님의 크신 배려는 일흔 중턱을 넘었지만 도저히 잊을 수 없다.내가 제출한 고교 자퇴원을 반려하시고, 3년간 학비면제를 어렵게 주선해주셔서, 성장후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에 길을 열어 주셨으니, 제자(김시종)가 고마운 스승님(이대성 선생님)을 만난 것은, 하느님의 지고지순한 은총이 아닐 수 없다.인생에 실패한 사람은, 좋은 스승을 못 만난 불운 때문이 아닐까? 부모와 스승님과의 만남 못지않게 벗과의 만남인데, 필자는 자랑할 만한 친구가 별로 없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향의 봄을 작사한 아동문학가 이원수선생을, 그 부인이신 최순애여사(‘오빠 생각’작사자)는 남편 이원수더러, 이 웬수야! 하고 불렀단다.잘 만난 부부는 천생연분이지만, 잘못 맺어진 부부는 평생 웬수일 수 밖에 없다.사람뿐 아니라, 개도 주인을 잘 만나야 한다.괴팍한 개주인은 개가 잘못한 것이 없어도, 개를 붙들어 매놓고, 몽둥이찜질을 하여, 개의 비명을 즐기는 경우도 더러 본다.이런 육시할(?) 개 쥔이 있는가하면, 대부분의 개 사육가 들은 애견가가 주류를 이룬다. 개를 중간에 보신탕집에 보내지 않고, 늙어 죽어 천수를 다 하도록 보장해주고, 자기 텃밭에 애견의 평생유택을 마련해주는 애견파도 있다.개도 주인을 잘 만나야 한다.이른 봄에 우리집 강아지는 앙증스런 앞발로 텃밭을 호비작호비작 파는 것이 아닌가.사랑스러운 눈으로 보니, 호기심이 많은 강아지가 새싹이 얼마나 자라고 있는가, 자연(과학)공부를 하는 것 같이 보였다.강아지가 기특하고 앙증스러워 보인다. 그래서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하여 시‘이른봄’을 지어, 한국에서 제일 권위있는 월간 시문학에 선보였다.딱한 것은 어떤 사람은 개가 흙을 판다고 몽둥이로 개를 두들겨 패, 죽게 만들었다.개가 마당 흙을 파면, 그 집 사람이 죽는다는 미신을 맹신하고 개를 두들겨 패 죽인 것이다.개가 발로 흙을 파는 것은, 개가 우리 인간에게 역사공부를 시범 보인다.개가 가축이 되기 전에 발로 흙을 파서, 보금자리를 스스로 마련했는데, 그 때 야성이 살아 있어, 개는 발로 흙을 파서 몸을 숨기고, 먹이를 구하는 것이다. 사람이 만물중 으뜸이라고 으스대기 전에 우리 주변의 이웃사람들과, 가축의 일상에 관심을 갖고, 알뜰히 보살펴 주어야 한다.요사이 우리 국민들은 부모․스승․친구․부부를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객들을 잘 만나야 할 것 같다.국민에게 비전을 주는 정치가는 눈 닦고 봐도 안보이고, 스트레스를 남발하는 정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엇세,귀신아!물러가라.’ 고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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