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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제주항공이 후쿠시마를 선택한 이유는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2.14 16:15 수정 2017.02.14 16:15

“네? 후쿠시마요? 혹시 후쿠오카를 착각하신 것 아닌가요?”제주항공이 내달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한 뒤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과정에서 나온 한결같은 목소리다.여행 커뮤니티도 비슷한 반응. 일회성에 불과한 부정기편 운항이라고 하지만 후쿠시마에 비행기를 띄운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 어렵다는 눈치였다.후쿠시마는 그만큼 ‘뜨거운 감자’ 같은 곳.지난 2011년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대량 누출됐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1원전 2호기 원자로 격납 용기 내 방사선 수치가 2012년 시간당 73시버트(Sv)에서 지난달 530시버트, 최근에는 650시버트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한 미디어매체는 530시버트는 사람이 30초 정도만 노출돼도 사망에 이르는 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취재 과정에서 보여준 제주항공의 반응은 묘하게 달랐다.후쿠시마 공항에는 일본 국내선이 오가고 있고 우리나라 항공사 중 후쿠시마에 부정기편을 띄우는 경우도 제주항공이 처음이 아닌데 무엇이 문제냐는 태도였다.제주항공 측은 다만 ‘승무원 강제 탑승’과 관련해서는 “희망자만 받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승무원 대다수는 후쿠시마 운항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회사의 탑승 요구에 반발한 일부 승무원들은 운항 예정일에 휴가를 내는 등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제주항공은 왜 이렇게 후쿠시마 운항을 고집할까.벌써부터 일부 여행 커뮤니티에선 자칫 후쿠시마를 다녀온 비행기를 이용하다가 ‘후쿠시마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제주항공은 그간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라는 타이틀을 달고 “중견항공사로의 도약”, “연간 1000만명 수송시대 개막” 등을 외쳐왔다. 제주항공의 목표를 현실화하려면 이용객들의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제주항공이 후쿠시마에 비행기를 띄우려면 늦어도 내달 8일전까지는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취재 결과 제주항공은 아직 후쿠시마 운항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일본 여행사 측의 요청으로 전세기를 운항하기 때문에 다소 느긋한 듯하다. 그만큼 이번 사안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풀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최근 중국정부는 제주항공의 전세기 운항 허가를 거부했다. 제주항공 측은 미리 확보해 놓은 비행기를 당분간 일본, 동남아 노선 증편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제주항공의 후쿠시마 운항 결정은 아마도 경영판단이 작동한 듯하다. 입안에서 소탐대실(小貪大失)이 자꾸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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