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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반려학개론] 우리 아이 악취 유발자 안 만들기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1.07.06 18:22 수정 2021.07.06 18:22

윤 신 근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반려 생활에서 직면하는 고민 중 하나가 ‘개 냄새’, ‘고양이 냄새’다.
지난 칼럼에서 악취를 유발하는 주요인 중 하나인 ‘항문낭’ 문제를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그에 못잖은 요인인 ‘귀’ 문제를 알아보고자 한다.
반려견이나 반려묘 귀에 코를 댄 채 냄새를 맡아보자. 퀴퀴한 냄새를 느낀 독자가 많을 것이다. 귓속이 습한 탓이다.
이럴 때 그 안에서 활개를 치고 있기 쉬운 것이 ‘이어마이트’(Ear Mite), 우리 말로 ‘귀 진드기’다.
이들은 아이의 귓속, 정확히는 외이도에서 생활하면서 연약한 피부를 갉아 먹고 산다. 이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염증도 일어난다. 귓속이 가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아이도 이에 질세라 열심히 귀를 긁는다. 그러다 보면 용케 해결되기도 하지만, 자칫 귀에 상처를 더할 우려도 크다.
이어마이트가 암약하고 있는지는 귀를 자주 긁는 것을 목격하거나 면봉으로 귀 청소해줄 때 붉거나 검은 귀지가 나오는 것을 보고 판단하면 된다.
이어마이트는 ‘외이염’을 직접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물론 ‘곰팡이성 귓병’의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애초 이어마이트가 생기지 않도록 ‘이어크리너’로 귀를 잘 관리해줘야 한다.
그런데도 이어마이트가 생겼다면 지체 없이 동물병원으로 가 아이에게 적절한 치료를 해줘 질환이 더 발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다행히 이어마이트는 사람에게는 옮지 않는다. 걱정하지 말고 아이에게 이어마이트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만 잘해주자.
그 다음으로 냄새를 일으키는 요인이 ‘눈물’이다.
사실 눈물 자체에서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다. 눈물이 계속, 많이 흐르면 눈 아래 부위가 젖고, 그 상태에서 악취가 날 수 있다. 이 부위에서 ‘효모’라는 곰팡이 감염마저 일어나면 악취는 더욱더 심해진다. 눈물이 계속 흐르다 보면 눈 아래로 눈물 자국이 생기기 마련이다. ‘포르피린’이라는 철 성분으로 인한 빨간 자국이다.
푸들, 몰티즈, 비숑 프리제 등 흰 털을 가진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에게 남다른 두통거리다. 두드러지지 않을 뿐 다른 털 색을 가진 반려견에게도 눈물 자국은 있을 수 있다. 눈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
눈 주위 털을 잘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눈물이 많이 흐르는 질환, ‘유루증’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유루증은 눈물이 코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으로 흐르면서 생긴다. 이는 코로 빠져나가는 길인 ‘비루관’이 막히거나 눈물 분비량이 너무 많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 이에 대해 적절히 치료받으면 된다. 눈물 자국을 지우개로 지우거나 도그쇼에 출전하는 쇼 도그처럼 메이크업을 해 감추려 애쓰지 말자. 원인을 치료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봄이 깊어갈수록 비가 자주 오게 된다, 곧 장마철도 오고, 여름도 올 것이다. 그럴수록 반려동물 냄새가 점점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슬기로운 반려 생활’ 아닌가. 원인을 한발 앞서 해결해 가족이나 이웃, 그 누구라도 사랑하는 내 아이에게 불편한 생각을 갖지 않게 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악취 유발자’가 된다면 말 못 하는 아이는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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