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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국회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07.20 19:03 수정 2016.07.20 19:03

제20대 국회가 문을 열기 무섭게 여. 야. 의원들이 선정(善政) 경쟁이라도 하듯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라는 화두(話頭)를 들고 나왔다. 면책특권이란 국회의원이 직무상 행한 발언이나 표결에 형법상 책임을 지지 않는 헌법상 권리를 말한다. 면책특권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소신 있는 정치활동을 하도록 보호하기위해 주어졌다. 국회의원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데 면책특권이나 불체포특권 보다 더 큰 권리라도 줘야 된다. 현재도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集中) 돼있어 군사독재정권 못지않게 폐단이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무소불위(無所不爲) 권력남용에 맞서기위해 면책특권이 유지돼야한다. 그런데 20대 국회벽두에서 면책특권으로 논란(論難)이 된 것은 지금까지 국회의원이 대통령 권력남용에 면책특권으로 맞서지 않고 권력자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정당이나 특정인물을 험집내기위해 무차별 공격하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악용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그래서 국민이 국회의원을 보는 시선(視線)이 곱지 않다. 국회의원하면 떠오르는 것이 싸움박질이다. 권력자 앞에 몸을 낮추고 당 지도부 지시에 따라 거수기(擧手機) 역할이나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영남권신공항건설이 무산되고 대구. 경북지역 시민들이 분통을 참지 못하고 절규(絶叫) 할 때 지역 국회의원은 대승적으로 수용하자며, 한마디 말도 못하고 권력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드 문제도 그렇다. 정부가 경북 성주에 설치한다고 발표만 했다. 지역주민들과 어떤 토론도 안전성검증절차도 없었다. 일본 사드설치 주변지역 주민들이 사드설치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터져 나와도 정부는 위험하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성주 군민들의 분노(忿怒)가 하늘을 찌르는데. 국회의원들은 사드설치 진행과정이 투명해야 된다는 등 원론적인 말뿐이다. 면책특권으로 주민을 지켜줄 생각은 아예 없었다. 그럴 테면 특권과 특혜를 스스로 내려놓는 게 도리다. 국회의원이 면책특권으로 독재 권력에 맞서는 소신정치는 실종(失踪)된지 오래됐다. 하지만 의원들의 갑(甲)질은 도를 넘었다. 보좌진을 자녀들이 해외 나들이 할 때 공항에 마중 보내는 것은 예사고. 휴가 동안 집에 개밥을 주라고 시키는 의원도 있다. 사무실 직원에게 돈을 빌려간 뒤 갚지 않는 의원도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보좌진 채용 때 능력과 전문성에 관계없이 친인척을 채용해 도덕성문제로 비난을 받는 정도는 관례가 됐다. 국회의원 자신이나 배우자의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17대 국회부터 발의 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폐지됐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다양한 방법으로 제한(制限)하고 있다. 국회의원 한 사람이 둘 수 있는 보좌진은 9명이다. 4급. 5급 각2명. 6. 7. 9급 각1명 등 7명은 국회소속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 되고 유급 인턴 2명을 더 둘 수 있다. 의원 사무실 운영비와 직원 9명의 봉급은 국고에서 부담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많다. 유럽에선 의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사무실은 동료의원들과 공유하는 의원이 태반이다. 입만 열면 민주주의를 외치고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이 숨은 특혜를 포함하면 백여 가지가 넘는 특혜를 다 누리면서 면책특권으로 국민 보호에 나서지 않으니 지역구 주민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에 명시돼있다. 국회의원은 지역구 주민의 주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지역구 주민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된다.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 한다는 발표 후 주민들은 건강상 위협과 재산상 피해(被害)를 우려한다. 이뿐 아니라 주변국들과 심각한 외교마찰조짐까지 보인다. 중국이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해온다면 국민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은 예측하기 어렵다. 국가와 국민에 엄청난 피해와 운영비 부담이 우려되는 사안을 국회에서 다룰 안건이 아니라는 정부의 말 한마디에 국민의당 소속의원 외 모든 국회의원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국회의원은 특권과 특혜를 누리는 만큼 지역구 주민이 맡겨준 주권행사에 충실해야 된다. 언제나 그랬듯이 국민이 분노하는 현장에 국회의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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