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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위암 검진을 미루지 않아야 하는 이유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1.11.09 18:55 수정 2021.11.09 18:55

김 현 주 센터장
이대목동병원 이화건강검진센터

40대 후반 남성이 위암검진을 받으러 왔다. 문진을 하는데 역류성 식도염으로 치료중이라 하였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앓이나 산 역류, 역류에 의한 식도점막 손상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열 명 중 한 명은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지만 만성적인 염증에 의해 식도암의 전단계로 알려진 바렛식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질환이다.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고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70% 이상이 재발하기 때문에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수검자는 커피, 탄산음료, 맵고 짠 음식 등 위산 분비를 자극할 수 있는 식습관을 피하고 과식도 피하고 사는데도 증상이 지속된다고 속상해했다. 혈압도 좀 높은 편이었다. 주식관련 업무를 하는데 주가가 오르고 내릴 때 마다 마음도 오르락내리락 한다 하셨다.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몇 년 전부터 그렇다며 한숨을 쉰다.
“이 병은 친구처럼 살살 달래면서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 병이에요, 증상이 심하면 약을 꾸준히 먹고, 재발예방을 위해 질병악화요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해요. 지금도 잘 관리하고 계시지만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해요. 스트레스가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서 증상을 악화시키거든요. 드물지만 직무스트레스를 오래 받은 사람에서 위암발생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어요. ‘매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업무상 긴장이 지속되는 상태로 적절한 관리 없이 지내다보면 원래는 마음이 굳건하신 분들도 점점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거든요.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혈압도 높아지니까 좀 더 적극적인 관리를 해보세요”
짧은 문진시간에 구체적인 내용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어 스트레스 관리에 관한 유인물을 주었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의 조기발견과 치료이지만 질병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정보지를 마련해서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짠 음식, 자극성이 강한 음식, 인스턴트식품 등을 삼가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있는 식사를 하며, 금연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내시경 결과 역류성식도염이나 위염이 발견되고 증상이 있는 경우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위내시경을 할 때 조직검사 결과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는 경우 항생제를 포함한 약제를 2주간 복용하고 2개월 후 균이 없어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위 점막의 염증이 지속되면 위 십이지장 궤양이나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같은 위 점막의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위말트 림프종이나 위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리 이화건강검진센터가 위암검진에서 조직검사를 한 경우는 외래진료예약을 바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이유이다. 건강검진결과서를 받고 그 때 외래 예약을 하는 것이 수검자에게 편리한 점도 있지만 결과서만 보고 이해하기 어려워 검진사후관리가 필요한데 그냥 지내는 분들도 많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위암검진은 40대 이상인 경우 짝수년 출생자는 짝수년에 홀수년 출생자는 홀수년도에 받을 수 있다. 2년 주기로 검진을 하면 거의 대부분의 위암을 조기 발견하고 조기 위암은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다. 검사방법은 위장조영술과 위내시경중에서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위내시경은 목구멍을 통해 기구를 넣고 들여다보기 때문에 불편감은 있지만 더 정확한 검사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권장된다. 위장조영술은 위내시경검사를 받기 어려운 분들에게 제한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연말이 되면 국가암검진으로 위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냐는 문의가 빗발친다. 올해는 더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2년간 코로나감염 우려로 건강검진을 미룬 분들이 많았다.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에서 이제 건강검진도 조심스레 챙길 때가 된 듯하다. 건강검진기관들은 코로나감염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병원에 들어오지 않도록 안심진료소로 안내를 하고, 검진센터에 들어오기 전에도 접수 때 다시 한 번 증상을 확인한다. 위내시경시 목통증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했던 국소마취제를 스프레이타입에서 일회용 먹는 약으로 변경하였다.
건강검진의 주기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검토해서 결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건강검진을 무한정 미루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특히 가족 중에 위암이 있거나 이전 검진에서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 위암발생의 위험이 높아지는 소견이 있었던 경우, 40대 이상이면서 위내시경 검사를 몇 년간 받은 적이 없는 분들은 검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는 연말에 위암검진을 원하는 분들이 더 많아져서 예약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전년도 미수검자를 올해 검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기 때문에 건보공단과 통화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2022년 1~2월에도 전년도 위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일상의 회복을 시작하는 지금, 그 동안 자기 자신을 돌볼 겨를 없었던 분들에게 자신의 상황에 맞게 건강검진 계획을 세워보기를 권한다. 코로나 유행으로 더 바빴던 분들, 일이 없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분들, 일상회복을 위해 더 큰 짐을 져야 하는 의료진들 모두모두 아프지 마시고 이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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