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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방암 검진결과가 ‘판정유보’ 또는 ‘치밀유방’?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1.12.13 18:02 수정 2021.12.13 18:52

김 현 주 센터장
이대목동병원 이화건강검진센터


아주 오랜만에 유방암 검진을 받으러 온 분의 과거 기록을 보니 검사결과는 ‘판정유보’였다. 그동안 여러 병원에서 유방암 검진을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요”라고 했다. 자주 접하는 상황이다. 

과거에 판정유보를 통보받고도 다음 검진 때 왜 추가검사를 받지 않았는지 물어보면 ‘기억이 나지 않아요”, “검사를 더 해보라는 말을 읽기는 했지만 꼭 해야 되는 지는 몰랐어요” 이런 답변을 듣곤 한다. 

유방암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여성 암이고, 국내에서는 2016년 여성인구 만 명당 열 명이 발생하지만 조기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니 다행이다. 그런데 국가암검진은 검사결과를 우편으로 받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검진결과를 이해하지 못해 이런 사례가 발생해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판정유보’란 유방촬영술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우니 유방초음파나 국소확대촬영술과 같은 정밀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국가암검진 결과는 문서로 통보를 하기 때문에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행여나 중요한 결과를 받지 못할 까봐 이런 경우는 반드시 등기우편으로 보낸다. 

처음에는 일일이 전화를 해본 적도 있지만 전화연결이 잘 되지 않고 유선통화로는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문의사항이 있으면 검진센터로 전화를 하도록 하는 게 더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유방암 검진을 ’처음‘ 받는 분은 다시 만날 기회가 없으니 아예 미리 설명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 검사결과는 정상, 양성질환, ‘판정유보’ 셋 중의 하나예요. 판정유보라고 하면 정확한 판단을 위해 반드시 유방전문의사를 찾아가셔야 해요”

‘판정유보’만큼 오해가 흔한 검진결과는 ‘정상이지만 치밀 유방’인 경우이다. 치밀 유방은 유방의 조직이 치밀한 상태로 젊은 여성에서 꽤 흔하다. 즉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치밀유방이 있는 경우 유방촬영만으로 충분한 관찰이 어렵고,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 발생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특히 유방암의 고위험군이 치밀유방이면 유방초음파 검사 등 추가검사를 해볼 것을 권하게 된다. 건강검진센터에서 자비로 유방초음파 검사를 받고 싶다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건강검진은 실손보험처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필요하면 유방전문센터 진료를 보도록 안내하고 있다.

유방촬영검사는 아프니까 유방초음파 검사로 대체하고 싶다는 분들이 종종 있다. 촬영기기에 유방을 올리고 꽉 누른 후 사진을 찍을 때 꽤 아픈 것이 사실이다. 내가 이 검사받을 때는 아프면 검사가 제대로 된 것이라 생각해본다. 유방을 많이 누를수록 잘 보이며 작은 암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방초음파 검사로는 미세석회화와 같은 초기 소견을 발견하기 어렵고 유방촬영만으로는 종괴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 ‘동시에’ 유방촬영과 유방초음파 두 가지 검사를 받겠다는 분도 있다. 국가암검진이 아닌 개인이 임의로 받는 종합검진을 받는 경우에는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가암검진으로 유방촬영을 하고 나중에 필요시 추가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건강검진은 건강한 사람이 질병의 조기발견을 위해 받는 것이다. 평소 유방의 이상소견에 대해서 동네 유방전문의사에게 다니다가 큰 병원에서 검사하고 싶어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건강검진센터를 찾는 사람도 있다. 이전 검사에서 의미 있는 이상소견이 있었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는 건강검진센터를 찾아올 것이 아니라 외래진료를 보아야 한다. 

어떤 분은 여러 건강검진센터를 돌아다니면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방촬영결과는 지난 번 검사결과와 비교해서 판독할 때 훨씬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건강검진센터를 하나 정해서 꾸준히 다니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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