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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우리집 주방 화재, K급 소화기로 예방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22.01.10 13:05 수정 2022.01.10 14:10

조준석 경산소방서 예방안전과


‘첫눈, 크리스마스, 산타, 루돌프, 새해 등’ 춥지만 설레고, 사람들 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인 ‘겨울’과 연관된 단어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뉴스나 신문에서는 ‘소방서, 소방관, 화재진압’이라는 단어가 ‘겨울’과 연관되어 등장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소방서에서는 봄·가을 산을 찾는 등산객으로 인해 산악구조, 여름철에는 계곡·바다를 찾는 피서객으로 인해 수난구조 등 계절마다 특징 있는 출동들이 있다. 겨울철 대표적인 출동은 단연 화재출동일 것이다. 소방청 통계에 의하면 겨울철에 1년 중 전체 화재의 33.9%인 3건 중 1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내려가고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외출하기보다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난방하면서 불을 가까이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소방청에는 화재에 취약한 겨울철에 화재예방을 위한 정책이나 예방활동 또한 많아지게 된다.

이러한 겨울철 화재예방활동 중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주택화재다. 소방서에서 주택화재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며,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독주택의 경우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소방대상물에 포함하기 어려워 세대별로 관심을 갖지 않으면 화재예방 효과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전국 총 39만 8,659건의 화재 중 주방기기의 화재가 3,113건으로 약 10% 발생한 것으로 통계가 나와 있다. 주방에서 일어나는 화재 중 대부분은 식용유의 과열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데, 이처럼 주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를 손쉽게 진화할 수 있는 게 바로 ‘K급 소화기’다.

대부분 사람은 본능적으로 불꽃이 번지는 것을 보면 주방에서 빠르고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물이고 바로 불꽃을 향해 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식용유 화재에서 물을 뿌리는 행위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과 같다. 식용유 화재는 물로 진화할 수 없고 물을 뿌릴 경우 주변으로 뜨거운 기름이 튀면서 화재가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소화기로 주방 기름화재는 완전 진압하기 어렵다. 일반소화기로 불꽃은 소화할 수 있으나, 기름 안쪽의 온도까지 낮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식용유는 발화점이 끓는 점보다 낮아 화염을 제거하더라도 재발화하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K급 소화기인데 Kitchen(주방)의 앞글자를 따온 것으로 주방에서 동·식물유를 취급하는 조리기구에서 일어나는 화재를 소화하기 위한 기구다. 강화액을 주원료로 만들어져 식용유 위로 비누처럼 막을 형성해 가연물(식용유) 온도를 낮추고 산소 공급을 차단하며 소화하는 원리다.

2017년 6월 개정된 ‘소화기구 및 자동소화장치의 화재안전기준’에서 음식점, 다중이용업소, 호텔, 기숙사, 노유자시설, 의료시설, 업무시설, 공장, 장례식장, 교육·연구시설 등의 주방 25㎡ 미만에는 K급 소화기 1대, 25㎡ 이상인 곳에는 K급 소화기 1대와 25㎡마다 분말소화기를 추가로 비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의무사항이 없기 때문에 주방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택화재는 가정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의한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주방화재에 특성에 맞게 대비할 수 있는 K급 소화기를 가정마다 비치하여 우리 모두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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