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기고

엉겅퀴 ‘관절부종’에 효과 입증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3.16 16:20 수정 2017.03.16 16:20

겨울바람이 쌩쌩 부는 날 이웃 어르신을 우연히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건강이 어떠시냐고 여쭸더니, 겨울엔 움직이기 힘들다고 하시며 늙어서 고생 안하려면 따뜻하게 옷을 입고 다니라고 조언을 해주신다. 요즘은 의료시스템이 잘 발달돼 좋은 의료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약을 한 움큼씩 먹는다면 여간 몸에 부담을 주는 게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께서 하셨던 민간요법이나 좋은 약초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추위로 인해 몸이나 등이 아픈 건 예나 지금이나 같겠지만, 극복하는 방법은 많이 다르다. 겨울에는 기온이 떨어져 활동량이 많이 줄어들기에 관절,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관절과 근육, 인대 주변의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공급이 적어진 조직은 단단해진다. 그 중에 무릎관절이 많이 아프다고들 한다. 지금이야 여러 의료서비스를 통해서 통증을 경감시키지만 예전에 어떻게 했을까? 예전에는 엉겅퀴식혜를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엉겅퀴 뿌리의 생즙은 짜서 버리고, 뿌리를 달여 그 물로 식혜를 담가 겨우내 먹었다. 엉겅퀴식혜를 겨우내 먹으면 관절이 아프지 않았다고 한다.이와 관련해서 엉겅퀴를 밥상에 올린 건 여러 가지 기록이 있다. 제주도에서는 소엥이(엉겅퀴)술이라고 해서 엉겅퀴로 술을 담았다. 또 엉겅퀴뿌리를 된장에 박아 두었다가 먹는 소엥이(엉겅퀴)짱아지를 담가먹었다. 내장산 근처에서는 엉겅퀴 새순으로 나물을 만들어 산채비빔밥으로 먹었다. 경상북도와 울릉도에서는 엉겅퀴 어린 순을 잘 데쳐두었다가 된장국을 끓여서 먹었는데, 그 식감과 향이 남다르다. 옛 어른들은 이렇게 식탁에 엉겅퀴를 올려서 관절건강을 지켜냈다. 이처럼 엉겅퀴로 관절건강을 지킨 조상의 지혜가 농촌진흥청 연구결과로 밝혀졌다. 관절이 아픈 것은 관절이 붓기 때문인데, 엉겅퀴 추출물을 먹인 실험동물 다리의 부종이 엉겅퀴를 먹이지 않은 실험동물보다 52%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관절 통증도 엉겅퀴를 먹인 실험동물이 41% 감소했으며 염증 유발인자들도 28~33% 감소했다. 실험동물의 관절을 확인한 결과 엉겅퀴의 연골보호 효과가 있었다. 관절은 골단과 연골, 활액막, 활액, 섬유조직으로 이뤄진다. 엉겅퀴 투여군은 연골, 활막, 섬유조직의 변형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으면 이는 치료약을 먹인 실험동물의 관절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엉겅퀴는 우리 주변 산에서 흔히 보이는 국화과 식물이다. 진분홍 꽃술을 수줍게 펴는데, 주변의 잎은 끝이 변해서 가시처럼 날카롭다. 한약재로는 뿌리를 쓰는데 대계(大薊)라고 한다. 종기가 생겼을 때 종기를 없애고, 피를 토하거나 하혈하거나 설사를 할 때 사용한다. 엉겅퀴의 전초(뿌리, 잎 등 약재전체)는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혈기를 식힐 때는 새것을 쓰고, 피를 멈추게 해야 할 때는 불에 태우듯 구워서 사용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혈기(血氣)를 식히고, 어혈을 풀어주는 약으로 사용했고 밥상에서는 배를 채워주고 입맛을 돋궈주는 식품으로 엉겅퀴를 소개하고 있다.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관절 건강에 좋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밥상위의 엉겅퀴가 새롭게 귀한 약초로 태어난 것이다. 조상의 빛나는 지혜가 숨겨져 있는 토종 약초는 엉겅퀴 뿐만이 아닐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는 우리 토종 약초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자 한다. 또 우리 약초에 대해 과학적 접근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소재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지속해 나갈 것이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