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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경제

유일호, G20 빈손 귀국

뉴시스 기자 입력 2017.03.19 14:34 수정 2017.03.19 14:34

사드·환율조작국 문제 ‘실마리’도 못잡았다사드·환율조작국 문제 ‘실마리’도 못잡았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가 막을 내린 가운데 이번 회의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우리경제의 우려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과 18일 양일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했다.이번 회의는 각국 경제 수장들이 모이는 만큼 유 부총리의 경제 외교 행보에 대해 눈길이 쏠렸다.특히 중국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등 대외리스크의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라 유 부총리가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컸다. 유 부총리는 글로벌 신용평가사 면담으로 이번 출장일정을 시작해,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부 장관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을 별도로 만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므누친 장관에게 환율조작국 지정과 관련해 적극적인 답변을 얻어내지 못했고,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과는 만남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G20은 최종 채택한 공동선언문에서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기존 문구를 빼버리면서 세계 무역 환경 변화를 예고했다.결론적으로 이렇다할 성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지도 못한 셈이다.◇中 양자면담 제의 거절…사드 보복 장기화 가능성= 앞서 사드 문제가 한국 경제의 최대 위험으로 떠오르면서 이번 회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사드 문제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던 유일호 경제팀이 중국측과 대면을 통해 항의의 뜻을 전달하거나,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강력하게 경고의 뜻을 전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정부도 일찍이 유 부총리와 샤오제 재정부장의 양자면담을 제의하며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그러나 중국의 반응은 싸늘했다. 본 회의가 임박할 때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결국에는 일정이 맞지 않는다며 면담을 거부했다.샤오제 부장은 회의장에서 유 부총리와 잠깐 인사를 나눴을 때에도 무뚝뚝한 반응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사드 해법 논의를 떠나 면담 자체를 거절한 것은 중국이 당분간은 한국과 긴장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사드 배치를 결정한 우리 정부를 향해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일각에서는 중국의 공세가 다소 줄었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예상과 달리 지난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현지 한국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 조치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올 수 있다.하지만 중국이 특별한 이유 없이 양자회담을 거부한 것을 보면, 오히려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비관론이 힘을 얻는다.정부 입장에서도 피해 기업들의 아우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면담 조차 성사시키지 못해 비판을 피할 수 없게됐다.◇거세지는 美 보호무역주의= 대미 경제 현안도 무엇하나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자국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만 안고 돌아왔다.유 부총리는 이번 회의 기간 트럼프 행정부 첫 재무장관인 므누친 장관과 양자면담을 진행했다. 내달 미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정부의 환율정책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것에 역점을 뒀다.하지만 므누친 장관 쪽에서는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 므누친 장관은 알겠다고만 답변하고 북핵 제재 문제에 더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시간이 촉박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환율조작국 지정, 한미 FTA 재협상 등 대미 경제 불확실성이 그대로 남은 셈이다.문제는 미국은 보호무역 기조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G20은 이번 회의 최종 공동선언문에서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기존의 문구를 삭제했다. 자유무역을 장려한다는 명쾌한 문구도 없었다. 트럼프 정부가 계획대로 자국 우선주의에 몰두하면 우리경제에 타격은 불가피하다. 장기적으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짐은 물론이고 당장 환율조작국 지정, 한미 FTA 재협상 등에서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결과적으로 유 부총리의 이번 출장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평가될 전망이다.이와 관련해 유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대외리스크에 대한 "해법을 가져간다는 것은 과도한 기대"라며 "이런 문제는 단칼에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바덴바덴(독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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