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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입에서 나오는 칼과 도끼’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3.22 13:36 수정 2017.03.22 13:36

-학교폭력예방 시작은 언어순화로부터-학교폭력예방 시작은 언어순화로부터

6천명! 교육부에서 실시한 ‘2016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374만명 참여)’상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전년 대비 0.1%, 즉 6천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천명의 학교폭력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 학교, 지역사회, 가정 등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작임’을 모두 체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올바른 언어문화정착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교육부의 통계를 볼 때 피해유형에서 언어폭력의 비중이 전년 동차와 동일하게 가장 높았다.우리 아이들은 말이 심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직 체감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미디어 및 일상 속 어른들의 비속어가 원치 않아도 아이의 귀에 들어가면서 비속어의 ‘폭력성’이 ‘익숙함’으로 둔갑하기 때문일 것이다.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학교폭력예방강의를 나가면 항상 묻는 것이 있다. “오늘 등교 이후 한번도 욕을 하지 않은 친구가 있나요?“ 장난삼아 손을 드는 친구를 제외하고, 실제로 욕을 하지 않는 친구는 예상대로 매우 적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 아이들에게 욕을 하도록 할까? 「친구들도 하니까..」이유를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이다.언어폭력 근절을 위해 강의 중 하나의 실험을 보여준다. 평상적인 말을 할 때 만들어지는 ‘무색의 침전물’, 사랑한다는 말을 할 때 만들어지는 ‘분홍색의 침전물’, 화를 내며 욕을 할 때 만들어지는 ‘갈색의 침전물’. 이 중 갈색의 침전물을 모아 쥐에게 주사했더니 쥐는 곧 죽음을 맞았다는 내용의 실험이다.친구끼리 일상적으로 하던 욕이 생명체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결과에 아이들은 적잖이 놀라는 듯하였다. 모든 습관이 그렇듯, 언어습관을 교정키 위해선 오랫동안 멀리 내다봐야 할 것이다. 이미 ‘언어문화 개선 선도학교’를 지정해 운영하고 학교전담경찰관도 매번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꾸준한 ‘가족 안의 대화’가 우리아이의 언어뿐 아니라 성품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아이의 반응이 처음엔 짜증과 무관심이더라도 잠겨진 아이의 방문을 꾸준히 두드리다보면 결국엔 열릴 것이다. 봄 내음이 밀려오는 지금, 우리 아이들의 봄 새싹과도 같은 여리고 순한 마음과 대화할 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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