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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전투복과 방탄복을 입은 이준석과 이재명의 운명은?

이승표 기자 입력 2022.09.04 13:26 수정 2022.09.04 15:14

이승표 남부취재본부장


전투복은 전투용으로 만들어진 옷이며 방탄복은 총을 맞아도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입는 옷이다. 기이하게도 작금의 정치판에 두 거물 정치인이 이를 착용하고 싸우고 있는 모습 같아서 국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아 보인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어느덧 100일을 훌쩍 넘겼다.
짧은 나날이긴 하지만 뒤돌아보면 기대와 실망이 뒤엉키면서,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권력을 쥔 지도자들이 당원과 국민들을 제물삼아 자기들 살기에만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에서, 과거 이 나라 정치의 후진적 모습이 새삼 적나라하게 열거되기도 한다. 지역 정가는 이 가운데서도 특히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먼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보자. 이 전대표는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자당의 윤리위에 제소되어 당원권 정지 6개월이란 수모를 당하면서 호칭마저 전 대표로 변경됐다.

공소시효를 훨씬 넘겼다고 하는 데도 성 상납 의혹에 따른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를 두고서였다. 이는 이 나라 정치사의 하나이자 유례없는 최악의 오명으로 남게 한 대목이기도 하다. 

그것도 갓 정권을 잡은 집권당의 대표가 자신이 직접 임명한 윤리위원들이 자신을 심판한 것이어서 더하다. 본인이나 자당의 상처가 엄청 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자신을 지지한 당원과 국민들의 안타까움과 실망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 전대표의 당원권 정지를 당을 위기로 보고 즉시 권한대행체제로 전환, 이 전 대표에 의해 임명된 최고위원들까지 사퇴하면서 갑론을박 끝에 비상대책위로 전환해 새 비대위원과 위원장까지선출했다. 재기를 해야 하는 이 전 대표의 앞날에 제동이 걸린 셈이었다.

이를 지켜보면서도 퇴로가 쉽지 않았던 이 전 대표는, 이를 저지하고자 새 비대위원체제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며, 이와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비대위원장 직무정지가처분’을 사법부에 제소했다. 사법부가 이를 일부 인용하는 판단을 내리면서 이 전대표의 입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정가와 법조계에서 조차 뒤집기가 어렵다고 전망했던 이 사안은 이 전대표의 뜻 데로 뒤집힌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는 되레 그들 스스로에 대한 비상상황에 직면하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로 인해 퇴로를 찾는데 성공한 이준석은 정치판의 돈키호테로 우뚝 선 모양새가 됐다. 본격적으러 윤핵관을 시작으로 대통령까지 타도하는 공격을 서슴없이 이어가고 있다. 당의 앞날은 제쳐두고서라도 일단 위기에 직면한 자신의 구출을 위해 싸우는 데 필요한 명분이자, 무장인 전투복(가처분 승소)을 갖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정가는 완전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승리를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평을 하고 있다,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은 성상납 의혹에 따른 수사로 소환까지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당이 또다시 당헌을 개정하고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면서다. 또 윤리위마저 내부총질을 멈추지 않는 다는 것과 수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더불아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예외는 아닌 듯싶다.
대권도전에 실패하고도 완장(비상대책위원장)을 차고 풍수를 잘 본 탓인지 용케도 명당(?)을 골라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 됐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즉시 당대표에까지도 도전해 성공한다. 변신의 귀재라는 평이 따를만도 하다.

대장동 게이트와 변호사비 대납 등 무려 6개 항목에 이르는 사법리스크를 안고도, 제1야당의 수장이 되어 개딸(개혁의 딸)들의 우상으로 등극해 명성을 얻고 있어 더하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변신을 두고 자당에서 조차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지자들은 당연히 그를 옹호하고 있지만, 공직과 당직을 자신의 호신용으로 우선할 것이 뻔하다고 맞서는 반대 진영의 주장에도 설득력도 충분해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이 대표의 리스크를 향한 검찰과 경찰의 칼날이 날카로워져 가고 있고, 집권당이 쏘아대는 저격의 화살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는 반대 진영의 주장에서 ‘이재명의 운명이 민주당의 운명’으로 귀결될 수도 있음을 염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 칼날을 무디게 하고 화살을 피하기 위해 이 대표가 어렵사리 착용한  방탄복(당 대표)의 위력은 과연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있을까... 

이러한 이 대표의 야심찬 변신을 두고, 지역정가는 그를 카멜레온에 빗대고 있다.
카멜레온이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변신술이 그 어떤 동물보다도 탁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전투복과 방탄복을 입어햐 하는 처지에 놓인 이 두 거물 정치인의 운명에 국민들의 관심은 날이 길수록 더해져 가고만 있다.  

"도가 높아지면 안전하고 권세가 높아지면 위험해진다"고 했다. 또 "군자가 진중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다"고도 했다. 옛 성현이 전하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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