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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신라월성유적 발굴조사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4.27 12:42 수정 2017.04.27 12:42

발굴 후 복토가‘원칙’발굴 후 복토가‘원칙’

현대인들은 당대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 이 같은 문화 향수는 오늘에서만 이룩된 것이 아니다.문화의 원류를 찾아 들어가면, 인류의 역사와 맞먹는다. 우리 문화의 남상과 원류는 최소한 삼국시대까지 거슬려 올라가야만, 현대 문화를 제대로 향유하고, 미래로 문화의 맥을 잇도록 할 수가 있다. 옛 문화에서 당대의 문화를 제대로 짚기 위한 방편으로 고대의 문화유산을 발굴한다. 발굴의 최대의 목표는, 다소 역설적이긴 하지만 발굴한 다음에 원래대로 두는 것이다.복원한답시고, 발굴한 다음에 복원·복토가 아닌, 그 인근에 그 무엇인가의 건물 등을 덧붙인다면, 덧붙이는 것은 현대인의 창작품의 덧칠에 그친다. 또 하나의 목표는 현대의 문화의 원류를 찾아, 당대의 문화 정체성을 살려, 미래로 이끌기 위함이다. 따라서 발굴에서 속도전은 금물이다. 되도록 발굴은 시간을 아껴가면서, 발굴에 임해야한다. 한국문화의 보고인 신라월성발굴이 한창 진행 중이다. 경주시는 신라왕경의 골격 복원으로 천년 도읍지로써의 위상을 재건한다. 민족정신의 뿌리인 천년고도 경주의 정체성을 회복한다, 이 같은 목표로 ‘신라왕경 복원정비 사업’을 한다. 이 사업은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경주의 최대 현안사업이다. 2025년까지 9천540억 원을 투입한다.월성, 동궁과 월지, 황룡사, 월정교, 첨성대 주변, 대릉원 일원 등 8개 유적에서 발굴조사와 연구를 거쳐, 옛 건물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지난 26일 실국소장,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발굴 작업이 한창인 월성지구를 방문해, 발굴조사 연구원 및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신라왕궁(월성) 발굴은 2013년 10월 문화재청과 경북도·경주시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한다. 이날 현장을 찾은 최양식 시장은 월성의 해자(1~3호:월성 북편), A지구(월성 서편), C지구(월성 내 석빙고 주변)에서 그동안 발굴된 출토유물과 발굴 현장을 둘러봤다. 관계자들로부터 발굴에 따른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받았다. 월성에서 출토된 유물은 통일신라시대 전반에 걸친 것으로 판명되었다. A지구에서는 성벽의 축조기법, 문지의 흔적, C지구에서는 건물지 15호와 담장지 4기 등을 확인했다. 해자지구 내부 퇴적토에서는 와전류, 토기류, 목제류, 골각류 등 1,3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신라왕궁(월성) 발굴은 1914년 일제가 남벽 부근을 처음으로 파헤친 지 100년 만에 우리의 손으로 실시하는 최초의 내부조사이다.역사적인 의미가 아주 크다. 1914년의 일제의 발굴은 발굴이라기보다는 도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할 여지가 충분하다. 최양식 시장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원을 발굴하는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사업추진에 어려움 등도 청취했다. 한창 발굴 중인 해자지구(월성 북편 일대)를 둘러보며, 월성 해자 정비에 대한 기대감을 관계자들과 나눴다.이날 현장을 둘러본 다음에 최양식 경주시장은 신라 천년수도이며 민족문화의 본향인 경주의 정체성 회복과 함께 찬란했던 신라문화를 복원하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신라왕경사업에 자긍심을 가지고 발굴조사에 만전을 기하여 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경주시는 지난해 황룡사역사문화관을 개관했다. 올해 동궁과 월지 서편 건물지 복원사업, 월성 해자정비 사업을 금년 내에 착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간 월정교 문루 공사도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문화의 본고장인 경주의 시장이 발굴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당연한 문화행정이다. 이 같은 문화행정은 한국과 전 세계로 열린 문화행정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문화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굴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행정은 한발 뒤에서, 발굴을 돕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을듯하다. 사례를 들면, 예산의 증액이나 전문 인력의 보완이다. 발굴 전문가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발굴한 다음에 덧붙임 없이 원래대로의 복토가 최선의 발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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