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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마음의 온도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3.01.16 10:33 수정 2023.01.16 14:35

류순연 편백숲하우스범어점 대표

↑↑ 류순연 편백숲하우스범어점 대표

요즘 들어 주변에서 몸이 찌뿌둥하다는 사람이 주변에 제법 늘어나고 있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불경기에 겨울 한파에 스트레스에 심신이 피로해서 그럴 것으로 짐작된다. 필자가 하는 일이 건강과 관련된 일이라,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고 필자에게 물어올 때마다 반신욕을 하라고 권하며, 이게 왜 좋은지 나름대로 근거를 대고 설명해준다. 필자가 생각하는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반신욕의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체온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체온을 올리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필자만의 독특한 지식은 아니다. 이미 많은 자료가 쏟아져 나와 있다. 다만 체온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략 그 방법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이 병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면역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에는 자연치유와 기능성 음식의 섭취가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인데, 그것은 이런 행위가 몸의 온도를 높이는 수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연구에서 ‘몸의 온도가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6배 이상 상승’한다는 것이 그런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심지어 몸의 온도를 높여주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임파구가 늘어나는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촉진하게 되어 암 조직이 소멸하기도 한다는 자료가 있는데, 이를 그들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아, 그렇구나. 체온을 올리면 면역력이 증가해서 병에 걸리지 않을뿐더러 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하니, 체온을 높이는 것이 곧 면역력 증가를 의미하고, 면역력이 증가될수록 찌뿌둥한 몸도 당연히 개운해지는 원리구나 하고 필자의 말을 수긍해 준다. 그러니까 체온을 높이기 위해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효과를 보장받는 게 ‘반신욕’이라는 필자의 설명이다.

‘체온’ 하니 문득 얼마 전 ‘끓지 않는 나눔 온도’라는 기사가 떠올랐다. 지난 연말 지역의 ‘희망2023나눔캠페인’ 모금액이 73억 6000만 원, 나눔온도는 73.6°C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지난해 같은 기간 84억 6000만 원과 비교하여 많이 낮아졌으며, 당시 나눔온도 93.5°C에 비해서도 20°C 가량 낮게 나타났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날씨 한파와 함께 고물가나 고금리 등 경제적 한파가 나눔의 손길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하였다. 주최 측은 당초 목표금액을 지지난해보다 높게 잡아 약 100억 원으로 추정했는데 크게 못 미친 것이다. 기부문화가 자리를 잡은 요즘, 많은 사람이 기부는 하고 싶으나 여러 가지 환경 등으로 참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짐작되기도 한다.

‘온도’하니 오래전에 ‘마음의 온도’라는 글을 본 기억을 되살려 인터넷을 뒤적여 보았다. 한국인 10명 중 8명이 계절적 추위보다 ‘심리적’ 추위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는 기사를 찾아냈다. 세대별로 다르게 겪고 있는 주변의 상황들로 인해 심리적으로 느끼는 체감온도라 할 수 있는 ‘마음의 온도’ 측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당시 마음의 온도는 ‘영하 14°C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였으며, 아마 시간이 갈수록 이런 ‘마음의 온도’는 더 낮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하였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불화와 반목을 떠올려보면, 그때의 예측이 지금 꼭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느낌이다.

어느 문인이 법정 스님의 어록들을 모아 ‘법정 마음의 온도’라는 책을 냈는데, 그는 마음의 온도를 “마지막 순간까지도 무소유를 실천하며 삶의 탐구를 위해 끝없이 정진한 진정한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신 법정 스님의 지혜를 익히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그래서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일은,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므로, 영원한 것은 없으며, 모두가 한 때일 뿐,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며,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고도 하였다. 필자에게 이런 긴 말은 결국 ‘마음의 온도’를 높이자는 간명한 뜻으로 들린다.

일상생활에도 나름대로 따뜻한 ‘마음의 온도’로 살아야 하겠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마음의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다른 것은 개성이므로 어쩔 수는 없다 하더라도, 온기를 품고 세상의 다른 사람을 대해야 할 일이다. 나로 인해 상대가 진정 따뜻한 ‘마음의 온도’를 느끼기엔 팍팍하지는 않은지 뒤돌아 보아야겠다. 무심결에 내뱉은 나의 말 한마디 때문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 않았는지, 나의 말에 묻어있는 ‘마음의 온도'가 그들이 받아들이기에 너무 차갑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보아야 하겠다.

직접 봉사활동을 수행하여 선행을 베푸는 것은 물론, 나와 관계없는 다른 사람이 봉사를 하며 선행을 베푸는 것을 보기만 하더라도, 신체 면역기능이 향상된다는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게 있지 않은가? 적어도 다른 이에게 명목적 선행을 직접 베풀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선행의 아름다움은 인정하는 따뜻한 ‘마음의 온도’는 식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몸의 온도와 ‘마음의 온도’를 같이 높여서 건강하고 따뜻한 생활이 되도록 노력하자. 몸과 마음이 조화롭게 하자. 체온만 올려놓고 함부로 내뱉은 낮은 온도의 말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될 것이며, ‘마음의 온도’만 높이고 몸의 온도가 낮아 면역력이 없어 건강하지 못한 삶도 조화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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