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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가정의 달, 5월에 부른 노래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5.21 14:50 수정 2017.05.21 14:50

5월은 1년중 가장 인간적인 달이다. 5월5일 ‘어린이날’ 5월8일 ‘어버이날’ 5월 15일 ‘스승의 날’ 5월 21일 ‘부부의 날’에다 우리 집에는 두 아들과 딸 하나가 5월에 태어나, 5월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누구든지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불평불만이 잠복하고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잘못되어 가는 모든 책임의 시발은 부실한 가정에 책임이 있다.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가족성원이 화합하는 가정부터 되어야 한다. 튼실한 나라가 되자면 고위층 몇 분의 노력만으론 역부족이다.우리 국민 모두가 가정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아, 국민 모두가 좋은 가정을 만들어, 튼실한 국가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올해 만 75세인 필자는 아버지를 어머니의 뱃속에서 여의었는데 그 때 아버지 향년은 26세의 청년이었는데, 한 여름에 낙엽이 되신 것이다.어머니는 필자의 나이 60세 때, 84세를 사시고 돌아가셔서, 아버지를 너무 일찍 여읜 한(恨)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성장과정에 애로가 많았지만, 툭하면 ‘조실부모(早失父母)하고’ 라는 말을 앞세우고, 딴지를 걸어오는 게 억울했다.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살아있는 어머니를 포함하여, 조실부모(早失父母)냐? 조실부친(早失父親)이라고 해야 맞다.비록 아버지 없이 자랐지만, 성질이 온순하고 행동이 침착하여, 문제아가 아닌 모범생으로 사고를 치지 않고, 올곧게 성장했다. 아버지가 죽고 없는 자식을 ‘후레아들(胡奴子息)’이라 한다. 필자(나)가 지은시 ‘후레아들’을 다시 적어본다.(시)후레아들/김시종/동무의 종아리엔 아빠가 때린 맷자국!/내려다뵈는 내 종아리엔/때려줄이도 쓸어줄 이도.../펑!하고 쏟아지는 눈물/매 안닿은 후레아들!(중앙일보1966년6월 ·입선작)시‘후레아들’은 진솔하고 기발한 시라고 시인 이은상 선생님이 격찬을 아끼시지 않았다.아버지께서는 내가 출생하기 6개월 전에 돌아가셔서, 아버지의 사랑은 원초적으로 받지 못하고 자랐기에, 내가 아버지가 되면, 더욱 자녀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기로 다짐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았다.자식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시 ‘평범한 것’을 보면, 나의 부성애(父性愛)가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될 것이다.(시)평범(平凡)한 것/김시종/父子/아이는 전등불을 한사코 꺼라고 한다./불이켜져있으면 숙면할 수 없다고 한다./아버지는 그래도 그대로 불을 켜놓는다./잠자는 아이의 평화로운 모습을 어둠속에 묻어 놓기 싫어서다.//나의어린시절엔/나의 잠자는 모습을 지켜볼/아버지가 안 계셨다.//아이는 알고 있을까/잠자는 제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아버지가 옆에 계시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아이의 잠자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내 마음도 아이처럼 평안해진다./아이의 잠자는 모습을 지켜보는/아버지는 세상에서 더 없이 행복하다./(1992.10.27.)50년 이상을 기성시인으로 창작생활을 하면서도 정작 ‘아버지’라는 제목으로 시 한편을 남기지 못했다. 사진 한 장도 안 남기시고 돌아 가셔서, 필자는 내 아버지의 얼굴도 모른다.세상에 한(恨)이 많지만, 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외아들의 한(恨)이 오죽 할까. 지난 3월 ‘아버지’라는 시를 가까스로 한편 짓게 되어, 영감(인스피레이션)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시)아버지/김시종//아버지는 쌀입니다/아버지가 안계신 우리집엔/쌀독에 쌀이 없습니다.//아버지는 장작입니다./아버지가 안계신 우리집엔/겨울에도 마당에 장작이 없습니다.//아버지는 희망입니다./아버지가 안계신 우리집엔/가족들도 희망이 없습니다.//(2017.3.9.9시)아버지와 어머니, 형제 자매들이 있는 가정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고, 가족들이 가정천국을 스스로 애써 만드시기를 필자는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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