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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O4O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3.02.27 13:23 수정 2023.02.28 17:40

김찬곤 경북과학대 교수・시인

↑↑ 김 찬 곤 교수

'O4O' 란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nline for Offline)’을 의미한다. ‘4’는 ‘for’의 비슷한 소리 대체 글자다. 어떤 기업이 온라인을 통해 얻어 축적한 기술이나 데이터, 서비스를 상품의 조달과 같은 방법을 적용하여 현실적 오프라인 사업으로 확대하여 응용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로 최근 부쩍 많이 회자 되고 있다.
 
지금까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익숙한데, 그 반대의 현상이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O2O는 스마트폰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나, 택시를 호출할 때 지금까지 주로 온라인을 통해서 자기가 원하는 서비스를 주문하여 오프라인으로 실현하는 구매 행태인데, 지금까지 대부분 이런 경험이 보편적이고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O4O 서비스는 O2O와는 반대로 온라인을 통해 분석한 고객 데이터를 오프라인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10년 쯤 전에 4차산업혁명이니 비즈니스 모델의 대 충돌이니 하면서, 우리 생활을 점령하던 사고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류가 있었다. 그런 현상의 한 사례로, 음식의 주문이나 택시 호출을 전화 등으로 하는 시대가 끝났다면서, 앱이라는 온라인 서비스로 해결하게 되었다고 신기해했다. 어떤 문제해결을 온라인을 통해서 오프라인으로 해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일에 있어서 모든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그때 많았다. 그들은 이를 ‘빅 블러(big blur)’라고 명명하였다. big은 ‘크다’라는 뜻이고, blur는 ‘희미한 것’ 또는 ‘흐릿해지는 것’을 말하니, 이는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 급속히 속도가 붙으면서 산업간 경제가 없어지는 현상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생기고 있음을 주장했다. 

그래서 이제 시대적 흐름으로 특히 비즈니스 영역에서 주요 경계가 사라지고 있으며,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과 그것을 판매하는 사람,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손으로 만질 수가 있는 것과 만질 수 없는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흐름이 생겨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새롭게 나타난 모델이 바로 O4O이다. 단순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비즈니스와는 달리, O4O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획득하게 되었거나 이를 가공하여 보유하게 된 데이터를 오프라인에 응용하여 사업을 이루어나가거나 확장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우버, 카카오택시 등은 O2O 비즈니스 형식의 대표적인 것이고, 아마존 고, 타오카페, 호텔 여기어때 등은 O4O 비즈니스 모델의 대표적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O4O의 원조라 불리는 ‘아마존 고’는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사례로 꼽는다.

1995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1016년 오프라인 마트 ‘아마존 고(Amazon Go)를 열었는데 그곳은 계산대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결제용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식별용 QR 카드가 생성되고, 소비자는 마트에 가서 그 코드를 찍어 입장하고 상품을 구매한 뒤 그냥 나오면 되는 형식이다. 백화점들은 O4O 서비스를 응용한다면, 매장과 창고 등 오프라인 공간을 자신의 의도대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수집한 고객 관련 데이터를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한다. 

O4O 서비스를 도입한 매장은 물건을 저장 할 공간이나 물건을 판매하는 직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고 관리와 인건비 부담을 확실하게 덜 수 있고, 온라인으로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마케팅도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이 2017년 오프라인 매장을 쇼룸으로 이용하는 O4O를 선보인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한다.
 
어쨌든 O4O는 궁극적으로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으로, 온라인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자는 취지의 현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오프라인 매출 증대로 성과를 만들어내자는 의도다. 이는 향후 우리의 생활 전반에서 O4O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최근 국내 어느 카드회사는 고객 위치나 이동 정보를 기반으로 해당 고객에게 적합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카드 사용을 증대시키는 서비스 전략을 제공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어느 편의점도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을 앞세워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이끌어오기 위한 모바일 앱의 기능을 다양한 방법으로 강화하고 있다. GS25의 증정품 보관 서비스인 ‘나만의 냉장고’ 기법도 오프라인 점포 편의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O4O라 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빅 블러’로서의 ‘O4O’를 이해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우리의 현대적 삶은 세상의 변화에 적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한편 그런 적응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수단이며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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