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칼럼

생일에 대하여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3.10.30 16:47 수정 2023.10.30 17:01

류순연 편백숲하우스범어점 대표

↑↑ 류순연 편백숲하우스범어점 대표

‘생일’은 모든 사람이 저마다 하나씩 꼭 가지고 있다. 생일 없는 사람은 있을 수도 없다. 생일은 1년에 두 번 가질 수도, 갖고 싶지 않다고 가지지 않을 수도 없는 독특한 성질이 있다. 1년에 꼭 한번 밖에 오지 않는 날이기에, 생일을 맞은 사람을 축하하고 그 기쁨을 같이 나누는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

며칠 전은 필자의 생일이었다. 발을 다쳐 평소에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불편함을 겪고 있었던 터라 생일이라고 해서 여느 날과 다르다는 특별한 느낌이 없었는데, 일상을 함께 하다시피 하는 회원들과 지인들로부터 진심 어린 축하 메시지와 함께 케이크와 꽃을 받는 바람에 아, 내 생일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발목 깁스를 한 사실조차 순간적으로 잊고 걸음을 내디뎌 치료 기간이 더 길어지기도 하였다.

문득 ‘생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생일 축하 케이크 등에 대해서도 검색해 보았다. 생일을 기념하는 케이크를 준비하는 관습은 아주 오래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람마다 일생 그 사람을 지켜주는 천사가 있다고 생각하여 현재의 케이크 모양의 꿀을 바른 빵을 만들어 양초를 꽂고 신에게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양초를 통하여 자신의 소원을 신에게 전달하였던 셈이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스마트폰으로 의사 전달하는 방식과 같이, 케이크에 꽂은 양초로 신에게 간절한 소원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또 케이크에 꽂은 촛불을 끄기 전 소원을 비는 것은, 바로 신과의 교감을 통하여 자신이 바라는 바를 성취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우리 전통 풍습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촛불을 켜놓고 자식의 금의환향을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촛불은 ‘자신을 태워야 빛을 발하게 되고 그 빛으로 어두운 곳을 밝혀주는 상징’이기 때문에,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몸까지 태울 수 있다는 어머니의 간절한 염원을 표현하는 것이리라. 촛불은 그런 간절한 바람의 매개체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생일은 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하면 한 해의 시작과 같다. 그래서 생일은 그날을 기준으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성장을 바라는 상징일이다. 그래서 생일은 1년 중의 하루 일 뿐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자기 성장의 기회로 삼는 일 년의 첫 날인 셈이다. 따라서 필자도 이번 생일을 맞아, 매일 허물없이 지내는 지인들에 대한 감사의 실천으로, 앞으로도 더욱 그들과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생일이란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또 생일은 다양한 의미가 들어있는 것 같다. 그날을 계기로 가족에 대한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고, 이웃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그들과 행복감을 공유하는 날이 되기도 한다. 더구나 생일을 맞은 자신에게는 스스로 삶의 의미와 의욕을 드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스스로에게도 의미가 큰 날이기도 하다.

생일은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보람과 의미를 확인하고,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노력에 대한 축하와 격려를 마땅히 받아들여도 되는가에 대한 자기반성, 그리고 미래의 삶이 더욱 가치 있음을 기원하는 소중한 순간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의 삶에 대한 가치 실현의 점검이며, 축하 메시지는 그런 삶이 이루어지도록 간절히 염원하는 표현이기도 한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필자의 생일을 축하해 준 회원들과 지인들의 면면이 떠오르면서 새삼 더욱 고맙다는 마음이 생겨난다. 더구나 논문 쓰느라 여념 없을 작은아들의 남다른 축하 메시지와, 직장 생활하는 큰아들이 보내준 축하 손편지는, 내가 만약 그 동안의 생활에 대한 나태함과 무료함이 있었다면 그것을 한 방에 날려버리게 하는 활력소로 충분했다. 생일을 통하여 나를 깨우쳐 주는 소중하고 고귀한 것들이었다.

나도 내 주변 사람들 생일을 잊지 않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진정한 마음으로 축하하며, 그들의 삶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