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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욜드(YOLD)’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4.03.18 09:42 수정 2024.03.18 09:52

류순연 편백숲하우스범어점 대표

↑↑ 류순연 편백숲하우스범어점 대표

작년 6월 28일부터 나이를 ‘만 나이’로 계산하도록 바꾼 이후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중년층과 노년층일 성싶다. ‘만 나이’로 하든 그렇지 않든 실제 자신이 살아온 세월은 달라지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라도 한 살 적게 먹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보낸 세월을 절약하는 것이라 스스로 위안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젊었을 때는 나이를 먹는다거나 세월이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아쉽게 느끼지 못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흐르는 시간이 무척 빠르게 지나가고 나이 먹음을 새삼 서글프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필자도 그렇다. 과거에는 세월이 흐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잘 몰랐지만, 나이 듦을 인식하고부터는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에 서글퍼질 때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중년이 맞지만 그렇다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과거의 방식대로 나이를 계산하거나, ‘만 나이’로 계산하는 방식에 대한 별다른 감정적 동요는 느끼고 있지 않다. 나이를 어떻게 계산하든, 삶 자체를 젊게 사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이보다는 삶의 방식이나 삶의 질이 중요한 것이지, 나이 계산 방법에 따라 한 살 더 먹거나 덜 먹음에 대한 특별한 감정은 없다는 뜻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7%를 넘어섰다고 한다. 2025년에는 20%를 웃돌 것이라 하니, 가히 초고령사회다. 이런 추세에 덩달아 새로운 나이 계산법도 등장했다고 한다. 자신의 현재 나이에 0.8을 곱하는 것으로,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라 한다. 왜 하필 0.8인가? 그것은 전체인구에서 8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년 전, 85세에 0.8을 곱한 68세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수명이 계속적 증가하면서, 본인의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사는 사람이 많은 원인으로 생겨난 나이 계산법인 셈이다.

최근에 자주 쓰이는, ‘욜드(YOLD)’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는 ‘Young Old’의 줄임말이다. '젊은 노인'이라는 뜻으로 널리 시중에 쓰이고 있는 용어다. 주로 65세에서 75세 사이의 세대를 통칭한다고 하는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펴낸 '2020년의 세계경제 대전망'에서 비중 있게 다룬 이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한다. 1955년에서 1960년 사이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시기인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욜드(YOLD)’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노인 집단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고 한다.

기존의 같은 연령층에서보다 더 건강하고 부유한 이들 세대는, 각종 서비스 분야와 금융시장, 유통에 이르기까지 주된 트렌드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이들 세대는 매우 적극적인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는 단순히 특정 연령대만을 콕 집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 못잖게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적극성으로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연령이라는 것이다. 자연히 이런 특징을 담아 만들어진 용어가 ‘욜드(YOLD)’이다. 이때 일반적 노인이 갖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욜드(YOLD)’는 외모나 행동은 젊은이들과 같은 특징을 나타낸다고 한다. 연령은 법정으로 노인이되, 스스로는 노인이라고 자각하지 않는 ‘젊은 노인’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는 노인이지만 자신의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사는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젊은 노인들은 기존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돈이나 명예와 같은 기존의 관념을 벗어나 자아 성장이나 경험, 취미 활동과 같은 부분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들은 자아실현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꿈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를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욜드(YOLD)’는 젊은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주저하지 않고, 모험을 즐기는 데 적극적이다. 또 운동이나 음악, 요리를 배우는 일에 잘 나서고, 여러 가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어 외롭게 사는 것보다, 서로 의지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나이가 든다’ 하면, 서글픈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다. ‘욜드(YOLD)’가 대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리적으로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겠으나 마음만큼은 젊게 살아가려 애쓰는 사회적 흐름을 필자는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욜드(YOLD)’의 등장을 환영하며 그들의 사회적 역할에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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