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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호르몬의 반란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4.03.28 13:45 수정 2024.03.31 09:55

조정희 휴피부관리실 원장

↑↑ 조정희 휴피부관리실 원장

친구에게서 출근길 잠시 들리겠다는 전화가 왔다. 직접 만든 고추쌈장을 급하게 전해주고, 맛있게 먹겠다는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골목을 빠져나가 버린다.

그 친구는 일도 바쁘고, 마음도 바쁘다. 친구는 항상 이렇게 바쁘게 산다. 친정 일이며, 시댁 일이며, 어느 것도 소홀하지 않으려 애쓰는 까닭에 늘 분주하기 마련이다.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새벽부터 최선을 다하는 엄마인 동시에 아내인, 1인 2역의 역할을 다한다.

어떤 에피소드든 그 친구가 애기하듯 말하면, 배꼽을 잡아 흔드는 재미난 이야기가 되는 재주꾼이다. 어떤 에피소드는 그 친구의 혓바닥의 위를 거치면, 우스운 애기까지로 변화하여, 눈물 나는 슬픈 이야기로 변화하는 때도 있을 정도다.

그래서 그 친구는 어느 자리서도 인기가 ‘짱’이다. 짱과 유쾌한 이유로 인기가 많아, 누구든 만나고 싶은 친구다. 그는 작은 키에 올망졸망 귀여움을 듬뿍 담은 외모를 가졌다. 이런 외모와 그 유쾌함이 때론 여럿을 아우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되는 친구이기도 하다.

그 친구는 어느 때는 산타크로스의 빨간 선물 자루를 생각나게 한다. 그 친구의 가방에는 누구에게나 안성맞춤인 선물이 그득하다. 누구를 만나든, 맞춤형 선물하기를 좋아한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예쁘게 포장하는 재주까지 가진 친구다. 선물할 땐 누구나 가지고 싶도록, 예쁜 포장을 잊지 않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서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좋아하는 것들까지 아기자기한 다양한 선물들이 수북하다.

많은 이들에게 선물이 되고 싶은 그 친구가 요즘엔 불안해하고 짜증까지 낸다. 어떤 날은 무엇이든지 간에 두려움으로 예민하다. 어떤 날은 다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으로 설레고. 들뜨기도 한다. 이땐 나는 어리둥절해진다.

체온 조절의 불균형으로 열이 올랐다 내렸다하느라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진다. 세상에 부러울 게 없을 만큼 부족함이 없는데도, 극심한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천근만근 같은 몸 때문에, 일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흔들리는 마음 때문에, 속상하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

성별에 관계없이 중년이 되면 찾아오는 호르몬의 반란은 체내 호르몬의 변화와 기능저하 등으로 심리적·신체적 변화가 발생한다. 개인에 따라 크게 힘들지 않게, 잘 넘어가기도 하지만, 그렇치 않은 경우도 있다.

호르몬이 반란하면, 부종으로 몸이 무거워지고, 우울증, 불안, 짜증, 예민함, 심한 감정기복, 안면홍조, 무력감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감성이 매우 풍부해져, 사소한 일에도 상처받는다. 일상에서 행복도가 가장 낮은, 삶의 무거운 시기를 보낸다.

성취감이나 보상감으로 인체를 흥분시켜, 살아갈 의욕과 흥미를 느끼게 하는 도파민의 불균형으로 식욕부진, 수면장애, 극도의 긴장상태, 우울증, 운동능력을 떨어뜨린다.

정서적인 안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세로토닌의 불균형은 주변의 모든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수면의 질은 나빠지니, 피로감이 쌓인다. 쌓인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체온조절 능력이 약해져, 더위나 추위를 지나치게 심하게 느껴, 일상이 불편하다. 이런 다양한 증상들은 평균 6~8년, 10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삶에서 즐거움을 거의 느끼지 못하므로, 스스로가 스트레스를 제대로 조절·해소할 수도 없다. 이런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한 경우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우리 몸이 변화된 호르몬 체계에 완전히 적응되어야 이런 증상이 사라진다. 증상극복을 위한 기본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의 불균형이 오지 않게, 규칙적인 식사를 해야 한다.

친구!! 지금은 제2의 인생 시작을 위한 값진 시기이니, 두려워하지 말길 바란다. 긍정적인 사고를 위해 우선적으로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나는 언제나 함께 공감하고 위로가 되어줄 것을 준비한다. 더하여 오늘도 분주한 하루를 보낼 친구를 위해 시간을 비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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