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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파동 1주일…상인 “나도 안먹어”

뉴스1 기자 입력 2017.08.23 14:21 수정 2017.08.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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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65·여)는 쌓여있는 계란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하루에 보통 계란 50판 정도를 팔았지만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사가는 사람이 없어서다.“우리가 육회집에도 계란을 공급하고 있는데 손님들이 계란을 빼달라고 한다더라고요. 토요일 같은 경우는 90판까지 들여와 팔았는데 오늘은 30판만 들여왔어요. 그것도 안 팔리네요”더운 날씨에 땀을 닦던 김씨는 정부의 초기 대응이 잘못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우리가 들여오는 계란은 확인증도 있는 검증된 계란인데 ‘08’이 적혀있다는 이유로 안 사간다”며 “처음에 식별표시에 08이 적혀있는 계란은 다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다가 나중에서야 문제되는 농장의 계란을 폐기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우리가 파는 계란은 문제가 없는 경기도 계란이지만 사람들이 기피한다”고 토로했다.가게에 쌓여있는 계란에는 ‘08영일’이라는 식별표시가 적혀있었다. 김씨는 “막말로 계란 파는 우리도 안 먹는다”며 “하루에 날계란을 몇개씩 먹곤 했는데 꺼림직해서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광장시장 육회 음식점에서 일하는 김모씨(55·여)는 손님들의 계란 기피에 골치를 앓고 있다. 육회 위에 올려지는 날계란을 꺼려하기 때문이다.김씨는 “손님들이 계란을 빼달라고 직접 요구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남기더라”며 “손님이 나간 뒤 치우려고 보면 날계란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시민들은 여전히 살충제 계란 파동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대학 연구실에서 조교로 활동하고 있는 김현민씨(27)는 “평소 학생식당을 자주 찾는 편인데 계란이 빠진 음식을 고르다보면 막상 먹을 게 없다”며 “빵과 라면도 피하게 된다. 계란이 안 들어가는 음식이 거의 없지 않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살충제 계란 뉴스를 접한터라 입에 갖다대기 꺼려진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먹거리에 민감한 주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대형마트 계란 진열대 앞에서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구로구의 한 대형마트에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나온 장모씨(72)는 식별표시를 살피고 카트에 계란 한 판을 슬쩍 넣었다가 “갖다놔”라는 아내의 불호령에 다시 진열대에 올려놓기도 했다.정부 대처에 불만을 표하는 주부들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박모씨(41·여)는 “살충제 검출 농장 조사결과가 바뀐 것도 그렇고 정부의 발표에 믿음이 안 간다”며 “계란 수십개를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못 미덥다”고 지적했다.주부 조미현씨(56·여)는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집에서 계란을 먹은 적이 없다”며 “인체에 큰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만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직장인 권모씨(30)는 “솔직히 정부가 살충제 논란 종식 선언하고 괜찮다고 해도 이 불신이 해소가 될지 모르겠다. 유기농이고 무항생제고 다 살충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니 아예 계란을 먹지 않아야 할지 고민도 한다”며 “심지어 닭을 직접 키워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든다. 계란도 먹고 알람시계로도 쓰고, 웃지 못할 고민을 하게 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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