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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얼굴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4.06.10 09:25 수정 2024.06.10 09:32

류순연 편백숲하우스범어점 대표

↑↑ 류순연 편백숲하우스범어점 대표

아름답고 착하게 살면 그 마음이 얼굴에 배어 나온다고 한다. 아름답고 착하게 살면 얼굴도 그만큼 행복하게 보인다는 뜻일 것이다. 정말 그럴까? 얼굴은 그 사람이 얼마나 아름답게, 또 착하게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척도일까? 문득 주변 사람들 얼굴을 떠올려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아는 사람은 대부분 밝고 맑은 얼굴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행복한 것이 틀림없다.

얼굴에는 사람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다. 그런 특징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씩 변화하여 지금의 모습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얼굴은 태어난 대로 고정된 것이라기보다는 어떻게 살아가냐에 따라 변한다는 뜻이리라.

그렇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얼굴을 갖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 아름다운 얼굴을 갖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도 감이 온다. 아름답고 착한 마음으로 살면, 그 아름다움이 배어 나온 얼굴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까닭으로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얼굴은 생김새와는 무관하며, 오직 아름답고 착하게 살 때 저절로 피어나는 행복 꽃이라고 하였다. ‘아름다운 얼굴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것도 있었다는데, 거기서도 그 정답은 '내면으로 아름답고 착하게 사는 것'이라고 하였다.

필자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종합해 봐도 그렇다. 아름다운 얼굴은 외형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아름다움이 좌우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때 마음의 아름다움이란 누구를 닮아서가 아니고, 자신만의 독특한 마음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다. 

그 예가 꽃밭의 여러 꽃이라고 한다. 꽃은 저마다의 특성과 여러 가지 모습으로 고유의 모습을 하면서도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꽃들은 다른 꽃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다른 꽃들을 시기하지도 닮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장미가 라일락을 시기하고 닮으려고 한다거나, 개나리가 목련을 질투하는 일도 없다. 오히려 자기가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장미를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라일락을 좋아하는 것일 뿐이지,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이 라일락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낫다거나 부족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자기 방식에 자기 삶을 채워 가며 살아야 할 것이지, 남과 비교할 수도, 비교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의 마음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개성을 가지고 태어나 자기만의 마음이 있는데, 누군가를 닮으려고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아름다운 얼굴을 갖기 위해서 누군가를 닮도록 외형을 가꿀 것이 아니다. 외형적 아름다움은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으며 원천적으로 그런 변함을 거스를 수도 없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뜻대로 조절할 수 있다. 전적으로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 마음은 내가 다스릴 수 있는 까닭이다. 필자는 그런 마음 다스림이 아름다움을 만드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마음 다스림이란, 자기 몫의 삶에 감사하며 살 줄 아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무조건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봄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내 인생을 살고 있으면서도 남과 비교하여 부질없이 모자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남과 비교함으로써 내 마음의 평온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이라고 느끼는 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런 마음의 연속이 곧 행복한 삶이 되고, 그런 행복한 삶이 우리의 얼굴을 만드는 일인 것이다. 그러니까 행복은 곧 우리의 마음에 달려있고, 그런 행복은 자기 나름대로 고유의 빛깔과 향기를 지니고 있으므로 원천적으로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비교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과 비교하여 나의 부족을 들춰내려 애쓸 것이 아니라 내면의 충실을 통한 나만의 고유성을 가꿀 때 비로소 외면의 아름다움도 생겨난다는 뜻일 것이다. 현재의 얼굴이 그 증거이다. 지금의 나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이며, 그러므로 잘 가꾸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도 나름대로 지금까지 아름답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지금의 얼굴이 되었을 텐데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비칠지 은근히 조심스러워진다. 나의 얼굴이 행복하게 보이도록 지금까지처럼 충실히 내면을 잘 가꾸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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