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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ESG’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4.06.24 08:23 수정 2024.06.24 08:28

김찬곤 경북과학대 교수‧시인

↑↑ 김찬곤 경북과학대 교수

최근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가 ESG경영 대응을 위한 '대구 ESG 스쿨'을 개강했다. 지난 6월 13일 대구상공회의소는 이 ESG교육을 총 6회, 24시간 과정으로 구성하였으며, 환경, 공급망 관리, 인권, 윤리 등을 전반적인 내용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또 이와 관련하여 지역기업이 ESG 경영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 컨설팅, 전문가 상담 등 대구시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하였다.

ESG에 관해서는 오래전부터 많은 기업이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최근 들어 이 낱말이 부쩍 여기저기서 눈에 많이 띈다. ESG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비재무적 지표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그리고 기업 지배 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첫 자를 딴 말이다. 간단히 말하면,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비재무적 또는 무형의 가치에 대한 평가 항목으로 가장 중요한 세 가지(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일컫는다.

이 낱말이 등장하기 전에는 어떤 기업을 평가한다고 할 때, 재무적 지표라는 수단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였다. 다른 어떤 것보다, 재무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 그 기업은 튼튼한 기업이라고 단정하는데 이설이 없었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에서 기업의 평가는 그런 방법과는 달리, 기업의 비재무적 혹은 무형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추세가 되었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나 가치관이 바뀐 셈이다. ESG는 그런 배경에서 나왔는데, 처음 사용되었던 것이 2004년 무렵이니 벌써 20년이나 지났다. 그래서 최근의 관심이 오히려 늦은 감도 있다.

어쨌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요인으로, 이윤을 창출해 주는 활동이냐 아니냐에만 몰두하다가 이제는 기업이 환경, 사회 그리고 기업 지배구조의 가치 제고에 얼마나 공헌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변화된 것이다. 물론 ESG 이전에도 기업의 가치를 대변하는 무형적 가치를 설명하는 용어가 있기는 있었다. 가장 빈번히 쓰인 것이,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정도였다.

최근 이런 추세에 따라, 기후가 지구에 미치는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기업의 활동 중에 기후 변화와 연관된 문제에 대한 평가가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은 단순히 이익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던 것에서, 이제는 이윤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임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변화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시의적으로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도입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E(환경 요소)는,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포함한 오염 방지 활동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 하는 측면으로 도입되었다. S(사회적 요소)는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데, 노동 조건, 인권,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을 파악하는 잣대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G(지배구조 요소)는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윤리성을 평가하는데, 경영진의 독립성, 주주 권리 보호 등을 포함하는 기준으로 널리 도입된 것이다.

최근의 흐름은 이러한 ESG가 단순한 평가 행위의 기준을 넘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이제 ESG 요소를 고려하여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즉, ESG를 잘 준수하는 기업이 더 많은 투자 유치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소비자들도 점점 더 ESG를 고려한 소비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으므로, ESG 준수 기업이야말로 무형의 장기적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말 수 있게 되었다.

향후 ESG는 앞으로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 예상된다는 게 대체적 분위기지만, 반론도 생겨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ESG가 기업이윤을 감소시킨다는 점이다. ESG를 성실히 수행하면 할수록 기업이윤이 줄어드는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주장을 반영하듯 ESG에 대한 숭배가 흔들리며 관련 투자도 감소했다는 뉴스도 얼마 전에 나왔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이라는 기관에서 내놓은 2년 단위 집계에 따르면, 2012년 13조 3,000억 달러에서 2020년 35조 3,000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ESG 투자 규모는 2022년 30조 3,000억 달러로 2년 전 대비 15%가량이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ESG추구에 대한 당위성에는 변함없어 보인다. 기후 변화, 사회적 불안, 경영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소비자 태도는 전혀 줄어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ESG를 경영 전략의 중심에 두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소비자도 그런 기업에 대한 격려와 관심으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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