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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낙동강 최후의 날(2)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4.08.07 07:06 수정 2024.08.07 07:06

전 안동시 풍천면장 김휘태


기어이 닥칠 운명인가? 지금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낙동강 최후의 날이 오고야 말 것 같다. 안동댐 바닥에 1미터의 중금속 오염 퇴적토가 허물어질 지경인데, 설상가상으로 독성녹조가 1㎖당 110만 셀이고 영주댐은 190만 셀로 대발생을 넘어 재난 상황이라고 한다. 공기로도 확산되므로 당장 댐 주변에 출입을 통제하라는 환경단체의 경고다.

남세균, 마이크로시스틴, 시아노박테리아 등으로 불리는 맹독성 녹조는 청산가리의 100배며 살충제 DDT와 같다. 지난해 중·하류지역 강과 논에서 5000ppb까지 무한대로 검출되었고, 쌀, 무, 배추 등에서 2~3ppb, 정수장에서 0.28ppb, 가정집 수돗물에서까지 0.17ppb 나왔고, 급기야 공기까지 오염되어 낙동강 최후의 날을 경고하고 있다.

중금속도 지난 50년간 51㎢의 퇴적토에 ‘이따이이따이’병원인 카드뮴을 비롯한 비소, 납, 아연 등이 축적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50여 곳의 폐광산과 석포제련소 등에서 유입되어 마치 ‘농축카드늄 저장고’라도 되듯 상상을 초월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고인 물은 괜찮다니 아연실색 할 따름이다.

33년 째 공포에 떨고 있는 미량유해 화학물질 오염도 끝이 없다. 낙동강 중류지역 260개 산업공단, 1만 7,000개 공장에서 4,000여 종의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1일 50만 톤의 산업폐수에서 1991년 페놀, 2004년 다이옥산, 2006년 퍼클로레이트, 2007년 페놀, 2009년 다이옥산, 2018년 과불화화합물 오염이 가중되어 낙동강 최후의 날을 재촉하고 있다.

강수량도 2003년 태풍 매미 때에 임하댐 지역에 하루 400mm폭우로 댐 월류 위기와 심각한 탁수 문제가 발생하였고, 안동댐도 2023년 환경부의 연구결과 47년간 여름철 평균 강수량 660mm의 2배 가까운 1,250mm의 강수량으로 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 2050년경에는 양 댐의 비상 여수로까지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녹조, 중금속, 화학물질 수질오염 시나리오에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위험까지 낙동강 최후의 날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감사원의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 보고서’에 의하면 극한폭우 증가로 소양댐부터 안동댐, 임하댐 등 24개 댐이 4년 빈도로 월류하거나 붕괴되는 물리적 대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지금부터는 기후변화를 반영한 댐 안전성 확보가 시급하다. 강수량 증가와 빈번한 집중호우로 가능최대강수량(PMP)설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탄소중립 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20년 전의 최대강수량 PMP와 최대홍수량 PMF 기준을 최신 기후변화적응 RCP나 SSP 시나리오로 당장 바꾸어야 한다.

또 하나, 1,300만 주민의 생사가 걸린 낙동강 취수원 수질오염과 수량부족 문제도 이제는 현실적 대안을 강구 해야 한다. 수질오염과 수량부족 문제를 객관적 과학·기술로 검증해야 한다. 강물을 끌고만 가겠다는 지역 갈등과 재자연화 환경 원론과 정치적 이념대립 등을 초월하여 실현 가능한 구체적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질오염의 원인은 산업단지·농축산·생활 폐수다. 산업폐수는 정화해도 사고로 인한 불시오염은 불가항력이므로, 상류로 이전해야 한다. 농축산 폐수는 장기적으로 오염원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 생활용수 오염은 하수처리로 가능하다. 친환경적인 재자연화도 장기적으로 가능하지만, 산업폐수 불시오염 사고는 별개로 완전하게 막을 수 없다.

취수원은 댐이 아닌 강물이 맑게 흐르는 상류 지점으로 이전하여 선순환 SYSTEM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수질오염을 피하고, 수량 부족은 없다. 안동댐 중금속은 준설하고, 제련소·폐광산은 폐쇄다. 녹조는 농축산오염물과 보를 제거하여 강물이 흐르게 하고, 농업용수는 지상에 확보하여, ‘낙동강 최후의 날’을 막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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