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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축제인간, 말뚝이의 소원’대동난장의 축제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7.09.10 15:18 수정 2017.09.10 15:18

‘안동탈춤페스티벌2017’열정과 재미가 흠뻑‘안동탈춤페스티벌2017’열정과 재미가 흠뻑

탈춤은 본래엔 양반을 희롱하고 권력을 풍자했다. 이 같은 기원에서 이젠 보다 가진 자에 비례하여 덜 가진 자가 고단한 삶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힘찬 삶으로의 도약을 위함이 탈춤이다. 우리 탈의 기원을 올라가면, 가면에 대한 고사와 의식무(상좌춤)로 시작한다. 파계승(破戒僧), 몰락한 양반, 상민, 무당, 사당(社堂), 거사(居士), 하인 등이 등장한다. 파계승에 대한 풍자, 상전인 양반에 대한 모욕, 남녀(부부)의 갈등, 서민생활의 곤궁함을 보여준다. 이 주제들을 몇 개의 과장(科場)으로 나누어 일종의 옴니버스(Omnibus)스타일로 묶는다. 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변부의 인물들이다. 특권계급과 형식도덕에 대한 일종의 반항과 비판을 구체적으로 연출하는 민중극이다. 양반의 특권이나 승려의 종교적 권위마저 웃어넘긴다. 현대인들의 삶의 사회는 치열한 경쟁 탓에 지쳐있다. 지침을 안동탈춤에서 잠시 놓을 수만 있다면, 탈춤의 현대적인 축제판은 이것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안동축제관광재단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17을 20여일 앞둔 지난 6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축제 준비상황 등에 대해 기자설명회를 가졌다.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17의 주제는 ‘축제인간, 말뚝이의 소원’이다. 여기서 말뚝이는 양반과의 갈등관계를 직접화법으로 잘 보여준다. 말뚝이는 탈춤의 희극미의 극치이다. 이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17은 참여형 축제로 전환을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열흘간, 탈춤공원과 안동시내 일원에서 개최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17은 축제 공식댄스와 음악 개발을 통한 비탈민 타임(Vitalmin time)운영, 마스크 버스킹(Mask-busking)대회 등 새로운 탈 관련 프로그램으로 축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대동난장 동선 변화로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에게 축제의 열정과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 대해 집중력을 높였다. 먼저 탈과 탈춤이 삶의 활력을 주는 비타민과 같은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이게 ‘비탈민 타임’이다. 이번 축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4가지 동작을 함께 체험해 보는 시간을 1일 2회 가질 예정이다. 지친 삶을 탈춤에서 그동안 맺힌 마음의 상처·응어리를 카타르시스(katharsis)한다. 이 비탈민 타임이 운영되는 시간에는 모든 무대공연을 멈춘다. 춤과 음악에 집중해, 참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탈을 쓰고 하는 최초의 버스킹(Busking)경연인 마스크 버스킹 대회를 축제장이 아닌, 안동시내 일원(구시장, 신시장, 옥동, 서부시장, 용상시장 등)에서 개최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이슬람문화 전시회와 터키의 날을 진행한다. 세계탈놀이경연대회 해외부를 신설해 국제 축제로써, 명성을 높인다. 시장 거리 전문공연단인 ‘시장가면’의 공연과 해외공연단의 퍼레이드, 지역 상인회와 함께하는 작은 이벤트로 축제장의 관광객을 안동시내로 불러들인다.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는 불가리아, 볼리비아, 중국, 일본, 터키 등 12개국 13개 단체의 해외 공연단이 안동을 찾는다. 오는 30일과 다음달 1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홍보단인 ‘들썩들썩 원정대’가 축제장을 찾아, 동계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지게 된다. 아울러 UNESCO NGO단체인 세계탈문화예술연맹(IMACO)에서는 축제 기간 중인 9월 30일과 10월 1일 양일간,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중국, 베트남, 라오스, 불가리아, 일본의 문화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 ‘세계의 탈과 문화’에 관한 심도 있는 학술대회도 진행한다. 탈춤 문화는 ‘멈춤의 문화’가 아니다. 멈춤에서 현대진행형의 시대상을 표현해야 한다. 지금은 풍자할 양반이 없는 시대지만, 현대판의 양반인 권력과 자본의 집중은 없지가 않다. 이것의 보편민주화가 탈춤의 현대적인 재해석의 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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