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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사회

미얀마서 한국인 상대 온라인 투자사기단

남연주 기자 입력 2024.08.19 10:14 수정 2024.08.19 10:14

대구지법, 조직원 무더기 실형
피해 규모만 230억 상회 해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가 지난 16일, 영리유인·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범죄단체 총책 A(39)씨에게 징역 8년을, 총괄팀장인 B(26)씨에게 징역 5년을, 상담원 모집 및 관리책 C(42)씨 등 3명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투자사기 상담원 역할을 한 D(28)씨 등 3명에게 징역 2∼3년을, 팀장 및 상담원 역할을 한 나머지 조직원 10명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총책 A씨는 조선족 출신 인물 등과 공모해 한국인을 상대로 한 온라인 주식·코인 투자 사기에 나서기로 하고, 지난 2023년 5∼10월 미얀마 타칠레익 등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3개 국이 맞닿은 메콩강 유역 접경 산악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내 2곳에 조직원이 사용할 사무실과 숙소 등을 마련했다.

한편 치안이 불안정한 타칠레익 등에선 온라인 사기나 보이스피싱, 인신매매 등 불법 활동을 벌이는 업체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범행 근거지를 마련한 A씨는 이후 상담원 모집·관리책인 C씨 등을 활용해 사기 범행에 투입할 상담원을 한국에서 밀입국시켰다.

대구와 경남 창원 등지에서 건너온 이들은 "한글 타자만 칠 줄 알면 라오스에 가서 월 1000만 원 이상을 벌 수 있다"는 C씨 등 거짓말에 속아 태국 등으로 향했다.

또 A씨 등 지시로 여러 차례 차를 바꿔 타며, 태국 북쪽 국경 지역으로 이동한 뒤 튜브를 타고 폭 7∼8m가량의 강을 건너 미얀마 국경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이후 이들은 무장 경비원이 지키는 사무실과 숙소에서 감금당하며, "불필요한 상황을 만들면 전기 고문 등을 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리며 사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이처럼 모집한 조직원에게 대포통장, 대포폰, 불법으로 확보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 등을 나눠주고 한국인을 상대로 한 사기 범행에 나섰다.

이들은 대포폰 계정을 이용한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보내 친구 요청을 하고, 이후 관심을 보이는 피해자들과 온라인상에서 대화하며 신뢰를 쌓았다.

이후 주식·코인 등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이미 마련해 둔 가짜 투자 사이트나 대포통장 등으로 현금 등을 송금받았다.

A씨 등 범행은 작년 10월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요청으로 현지 경찰이 불법감금 된 한국인들을 구출하면서 전모가 밝혀졌다.

수사 결과 A씨 조직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23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60명, 피해 금액은 약 4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 범죄는 단기간에 막대한 피해를 양산하는 반면 이에 대한 실질적 회복은 어렵다는 점에서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며 "피해자들이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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