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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수도권 분산 없이, 지방통합 ‘멍에’라

홈페이지담당자 기자 입력 2024.09.26 07:40 수정 2024.09.26 07:40

전 안동시 풍천면장 김휘태


세계에서 수도권에 절반이 넘는 52%의 인구가 몰려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그것도 남북이 분단되어 휴전 상태에서 수도가 군사분계선 100km 내에 근접하여 2,600만 명의 국민이 장사포 사격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은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몰리고 신도시 개발과 그린벨트까지 해제한다니 기가 막힌다.

대한민국헌법 제122조와 123조에 국토의 균형개발과 지역 균형발전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국토의 12%에 인구의 52%가 몰리고, 경제적으로는 무려 80%의 재화와 용역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가분수 국가로 나라가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침몰 할 지경이다. 이 대로 지방이 소멸한다면 나라도 따라서 멸망할 수 있다.

역대 어느 정부나 예외없이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외치고 수도권 규제와 지방자치를 실시하는 등 노력을 해왔으나, 이렇게 극한상황까지 치달은 것은 정치적 이유로 3공 때부터 행정수도 이전이나 기업과 학교 등을 과감하게 분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수도권 분산을 결행하지 못하면 나라가 존립하기 어려워진다.

그동안 수도권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한 바는 많았다. 그것을 실행하지 못한 정치·경제적 이유를 따지지 말고 지금이라도 결행을 해나가야 한다.

첫째,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법인세 등 100% 감면과 지속 가능하고 기업이윤이 보장되는 선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일시적인 지원과 지역생활권이 불편해서 안 된 것이다.

둘째, 학교를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3가 서울에 있는 사립대학인데, 그동안 지방보다 3배나 차별지원 해왔다. 대학도 학생도 지방은 껍데기가 되도록 국가에서 잘 못 관리해 왔다. 교육정책을 정반대로 바꾸어 지방대학을 3배로 지원하고 국가공무원과 기업이나 대학교 및 기관단체 등 인력선발을 지역 할당제라도 해야 한다.

최근 언론 기사에서 이른바 SKY대학 입학생을 지역 할당제로 하면 수도권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궁여지책의 묘안이랄까? 언뜻 그런 역발상 정책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이든지 분명히 길은 있다. 다만, 정치적으로 결행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권과 나라의 명운을 걸고 국가 개조를 해야 한다.

셋째는, 병원과 쇼핑, 문화생활 등 워라밸이 가능한 지방거점(도시)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젊은 청년이 지역에서도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생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서울에 신도시를 개발하고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재원이면 지방거점(도시)을 조성하고도 남을 것이다. 지방이 낙후된 것은 20% 재정과 껍데기 분권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도 이런 심각성을 알고 과반이 넘는 수도권 인구를 50% 이하로 분산되도록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지방분권을 하겠다는 말뿐이고 수도권 분산에 대한 정책과 추진계획은 무엇인지 듣지 못했다. 오히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와 신도시건설이라는 공멸의 시한폭탄만 던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구·경북 행정통합만이 수도권 블랙홀을 막고 지방소멸과 저출산 고령화를 해결한다고 500만 시·도민을 우롱하고 있다. 800만 부·울경·이다. 충천권·호남권 메가시티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운다고 난리다. 규모의 경제권을 형성해 광역 행정 효율은 높일 수 있겠으나, 시·군 주민의 지방(주민)자치·분권에는 해로운 역효과다.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와 저출산으로 국가 경제의 80%를 흡수한 수도권 블랙홀을 그대로 두고 지방통합 멍에나 써라! 지방민을 우롱하는 우민화정책을 규탄한다.

국가와 정권의 명운을 걸고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면 못 할 이유가 없다. 기업, 학교, 기관단체를 지방으로 이전하면 더 큰 발전이 되도록 강력한 수도권 분산 대혁명을 단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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