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칼럼

김천의 미래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된다

황보문옥 기자 입력 2024.10.28 09:45 수정 2024.10.28 11:02

전 김천시 부시장 이창재

                                     
김천, 나의 어린 시절과 함께 숨 쉬던 도시. 그 시절의 김천은 사람과 삶이 가득 찼고 골목마다 활기가 넘쳐흘렀다.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70~80년대에는 황금·평화·중앙시장, 그리고 감호시장이 전국에서 손꼽히는 전통시장이었다. 이곳들은 인근 시·군과의 교통과 경제 중심지로 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 속에서 나는 활기찬 도시의 숨결을 느끼며 자랐다. 그러나 지금의 김천 전통시장에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길은 있다. 김천은 문화자원이 풍부하다. 유배 문학의 효시 매계 조위 선생, 시조의 정완영 선생, 시인 이해인 수녀와 문태준, 소설가 김연수와 김중혁, 독고탁 만화로 유명한 이상무 선생, 작곡가 나화랑 선생, MBC드라마 극본을 쓴 ‘아들과 딸’의 박진숙 선생, 도시예술로 유명한 그라피티 심찬양 등 유명한 예술가들이 있다. 문화와 전통시장 그리고 김천의 관광지를 연계하면 된다. 스토리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

인구가 곧 경쟁력이다.

김천이 쇠퇴하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급격한 고령화,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었으며 특히, 경제활동의 주체이자 소비를 적극 이끄는 젊은 층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만 해도 김천은 약 20만 명에 달하는 인구를 자랑했지만, 2024년 현재 고작 14만 명에 불과하다. 몇십 년 사이에 생동감 넘치던 상점이 문을 닫고, 학교와 거리가 점점 비어가며, 도시의 활력이 사라지고 있다. 비록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이전으로 어느 정도의 숨통은 트였지만, 김천도 고령화와 저출생의 위기 앞에 놓여 있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친다면, 도시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율곡동 혁신도시 가능성은 아직도 충분히 실현되지 않았다. 공공 기관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국가 드론실기시험장’과 ‘자동차 튜닝클러스터’같은 국책사업을 확장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청년이 김천을 떠나지 않도록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직업훈련과 주택 보급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한다면 김천은 새로운 기업과 함께 성장하며,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김천 발전을 위해 이케아와 두바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두바이는 오일머니가 넘쳐나는 곳이며, 세계 최고층 빌딩을 자랑하는 도시다. 하지만 두바이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석유가 아닌 혁신적 아이디어로 도시를 변모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바이 경제에서 석유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김천 역시 이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더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 기회에 말씀 드리겠다.

■자원이 풍성한 김천, 활용이 답이다.
김천은 이미 교통 인프라와 자연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철도와 도로는 김천을 전국과 연결하는 중요한 혈관처럼 흐르고 있으며, 중부내륙철, 남부내륙철, 동서횡단철 등 촘촘한 교통망은 김천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또한 김천은 사계절 내내 최적의 기후 덕분에 고품질 포도와 자두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 농산물들은 이미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잠재력도 충분하다. 김천의 문화적 자산인 직지사와 청암사, 그리고 부항댐과 연화지 같은 자연 자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자원은 환경 보호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생태 관광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지례 5개면’의 풍부한 산림 자원은 지구 온난화 대응에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인구 20만의 새로운 김천을 꿈꾸며
인구증가를 통한 지속가능한 김천 발전을 위해서는 이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여야 할 때다. 관광과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을 통해 김천에 20만 명 인구가 다시 모이도록 해야 한다. 더 많은 방문객이 김천을 찾게 된다면, 비어있는 시내 상가와 전통시장은 활기를 되찾고 지역 경제는 크게 성장할 것이다. 

특히, 청년 창업과 신규 일자리 창출로 인해 많은 사람이 김천으로 유입되면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천은 이미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대한민국 교통의 요충지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관광과 문화 중심지를 함께 구축한다면, 김천은 전국에서 가장 활기찬 관광 도시로 성장하며, 지속적인 인구 유입과 경제적 번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