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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탄핵 찬반' 나라가 두 조각났다

김경태 기자 입력 2025.02.21 10:13 수정 2025.02.23 09:13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 미디어발행인협 회장‧언론학박사 이동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관한 찬성과 반대 집회가 지난 17일 서울대 캠퍼스에서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서울대 아크로 광장에서 탄핵을 지지하는 윤석열 퇴진 서울대 공동행동 집회가 시작됐다. 11시부터는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서울대인의 집회가 개최됐다. 30m간격을 두고 대회를 위해 모여든 양쪽 대원은 서로 상대방을 비방하면서 멱살을 잡고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 졌다. 한 편에서는 '비상계엄은 내란이다', '윤석열을 탄핵하자'는 소리를 지르고 한 편에서는 '비상계엄은 합법이다', '윤석열을 수호하자'는 소리를 외쳤다.

대학가의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는 연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수도권 대학과 대구·부산·광주 등의 지방 대학으로 확산됐다. SNS를 통한 양 진영의 대결은 망국 위기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위 우파 보수 진영은 탄핵 지지 세력을 보고 정권을 빼았기 위해 뭉친 단순한 정치집단이 아니라 북한과 중국의 조정을 받는 공산주의와 주체사상에 근거를 둔 파르티잔, 빨갱이들이라고 규탄했다. 북의 대남공작과 중국 초한전의 지령을 받는다고 비난했다

소위 좌파 진보 진영은 탄핵 반대 세력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광화문과 지방 도시에 모이는 시위대가 골통 극우세력이며 친일파, 친미 제국주의 앞잡이라고 비방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하지만 정권을 연장하고 북한을 적대시하고 일본에 나라를 팔고 미국에 복속하겠다는 매국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두 진영의 주장을 알고리즘도 알아차리고 경찰이 충돌 방지를 위해 두 편을 갈라 놓듯이 색깔이 같은 사람끼리 뭉치게 했다. 윤 대통령은 12월 3일 비상계엄과 해제 이후에 국회의 탄핵소추와 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받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광화문과 부산, 대구, 광주 등지에서 10만 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 탄핵 반대와 찬성을 위한 시위를 하고있다. 탄핵을 반대하는 진영은 비상계엄 원인 제공을 민주당이 했다는 주장을 한다. 민주당이 입법 폭주와 탄핵 남발, 예산 삭감 등 행정부를 마비시킨 국정 농단을 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과 선관위 부정선거를 규명하기 위해 대통령의 합법적 고유 권한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 계엄은 경고용이며 평화적이었다. 국회 의결로 즉각 해제됐으며 한 사람도 체포되거나 다친 사람이 없다.

탄핵을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불법이며 헌정 유린이다. 윤 대통령은 내란 수괴다. 포고령에도 국회 해산과 정치인을 체포한다는 것과 구체적 체포 명단까지 있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명령하고 단수 단전을 지시했다. 동원된 군인이 무장을 하고 실탄을 가지고 갔다. 국회 창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구데타를 모의하고 실행하려 한 것이다. 탄핵 심판을 위해 대통령과 증인이 직접 출석해 10차례 변론을 하는 헌법재판소 법정에서도 양측 변호사들의 법리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헌재는 양측 변론을 듣고 3월 중순에는결국 탄핵 인용 아니면 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 광장의 시민들 중 어느 한 쪽은 이겼다고 환호하겠지만 진 쪽은 판결을 수용하지 못하고 어떤 저항을 할지 모른다. 시간이 흘러 가더라도 갈라져 싸우면서 생긴 심중의 상처는 쉽게 고칠 수 없다. 단일민족이 오천년 살아 온 이 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원통한 일인데 분단된 사우스코리아가 또 다시 좌파 우파로 갈라져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는 꼴이 이 뭐꼬?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이란 말인가? 광화문에 계시는 세종과 이순신도 통탄하고 예수와 부처도 이건 아니라고 탄식할 일이다.

나라가 망할 때는 안에서 망할 징조가 먼저 일어나고 그 다음 밖에서 침략을 받고 멸망한다고 했다. 이 난감한 처지를 어찌해야 하는가? 나라가 일제에 넘어가자 시일야방성대곡 (是日也放聲大哭)을 보도했던 황성신문 같은 신문도 방송도 없고, 매천같이 절명시를 쓰고 순국 할 열사도 없고, 호국의 양심도 정의도 없는 황야일 뿐이다. 탄핵(imeachment)의 한자어는 조선시대에 다른 신하의 잘못을 왕에게 아뢰는 것을 의미했다. 영어 의미는 '구속하다', '묶다", '방해하다' 는 뜻으로 일반적인 절차에 따른 파면이 곤란하거나 검찰 기관에 의한 소추가 사실상 어려운 대통령, 법관 등 고위직 공무원을 국회에서 소추해 파면하거나 소추하는 행위 혹은 제도다. 탄핵은 정치적 법적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독특한 프로세스다.

윤 대통령을 탄핵하면 온 국민이 투표로 선출한 대통령을 도중에 끌어내고, 불구자 대통령 만들고, 다시 대통령 뽑는다고 편 갈라 싸우고, 선거위해 국민 세금 낭비하고, 급하게 범죄 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명을 뽑는다면 아무 탈없이 잘 될가. 국민의 복수심만 키우고, 갈등의 골이 최악으로 가면 어찌 될까. 법리를 따져봐도 도긴 개긴, 이현령 비현령이 될 수도 있다. 서로 증오의 총질 멈추고 헌재 중단하고,

윤 대통령을 복귀시켜 남은 임기 채우면서 개헌을 확실히 하고, 그리고 대통령 후보들도 국민앞에 나와 충분히 검증 받으면서 축제 같은 대선을 치루고 선출된 대통령이 좌우 여야를 아울러 온 국민의 축하를 받으며 취임하도록 한다면 이 나라가 난국을 벗어나 태평 성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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