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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안동 우레탄운동장’경북도가 나서라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08.16 16:31 수정 2016.08.16 16:31

지난 6월 경북도교육청의 학교 운동장 우레탄트랙 유해성 최종 검사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80개 학교 중 129곳에서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90㎎/㎏)를 넘어섰다. 초등학교 64곳(71.9%), 중학교 24곳(66.6%), 고등학교 37곳(72.5%), 특수학교 4곳(100%)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납 성분이 검출됐다. 납이 가장 많이 검출된 곳은 고령고등학교로 기준치의 약 98배인 8천787㎎/㎏이 나왔다. 크롬도 37㎎/㎏이 검출되어, 기준치(25㎎/㎏) 이상이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레탄트랙에서 발생하는 유해성 중금속은 성장기 학생들의 뇌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간, 신장, 폐, 혈액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전물질인 DNA를 파괴할 우려도 있다고 한다. 학교 운동장 우레탄트랙 설치는 흙먼지가 날리지 않는다. 넘어져도 부상의 우려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2000년대 초반부터 전국적으로 설치되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운동장은 전국적으로 2천800여 곳에 이른다. 교육부는 위험 상황에 대한 대비를 전혀 세우지 않았다. 되레 ‘체육교육 활성화 사업 추진 계획’ 등으로 우레탄트랙 보급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우레탄에 대한 품질 기준은 2011년 4월에야 만들었다. 시공이 끝난 우레탄 트랙에 대한 유해성 조사 기준은 아예 없었다. 정부 관계부서가 각 급 학교에 우레탄을 깐 책임을 져야할 대목이다. 안동지역에는 초등교 30개교, 중학교 17개교, 고등학교 13개교, 특수학교 2개교 등 모두 62개교가 있다. 그중 13개교가 우레탄운동장이다. 또 5개교는 인조잔디를 깐 것을 감안하면, 안동지역에는 모두 18개교가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실정으로 우레탄에 노출된 현실이다. 그 중 초등 2개교, 중등 1개교, 고등학교 2개교 등 5개교는 유해성분이 검출돼 사용금지 판정을 받음에 따라 우레탄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다. 학생들에게 유해성 위험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이를 모른 체 평소처럼 운동장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안동중학교의 경우 유해성분 검출 판정을 받은 우레탄트랙에 대해 부직포를 덮어 놓았다. 우레탄에 대한 우려를 눈가림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레탄운동장 문제 해결이 장기화될 경우 체육시간이 없어진 학생들은 뛰어 놀 공간조차 없어져, 건강까지 위협받을 처지에 놓여있다. 안동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교육부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환경호르몬 일종) 등의 유해물질에 대한 새로운 KS기준을 마련 중에 있다. 기준이 마련될 때가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의 사태를 부른 것에서 교육부는 우레탄을 권장한 측면이 있고, 환경부는 우레탄이 건강을 해침에 따라 철거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 아닌가한다. 정부의 각 부처가 우레탄이 학생들의 건강을 지켜주기는커녕 엇박자 소음을 내고 있다고도 하겠다. 엇박자를 내는 동안 학생들은 운동장을 빼앗기고 있는 쪽으로만 가고 있다. 이건 교육이 아니다. 이제부턴 경북도가 나서 정부를 움직이게 할 차례이다. 학교운동장은 미래 건강지킴의 장이다. 지금의 학생들은 장차 우리나라를 이끌 인재이다. 인재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과 정비례하여, 국력도 튼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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