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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文대통령 방북’ 제안 왜?…“주도권잡고 美 끌어내기”

박선애 기자 입력 2018.02.11 18:59 수정 2018.02.11 18:59

전문가 “남북 대 미국 대결구도 만들기 위한 것” 전문가 “남북 대 미국 대결구도 만들기 위한 것”
‘한반도 분위기 완화하며 제재국면 탈피’ 의도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방북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김정은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한반도 긴장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우호적인 남북관계를 형성한 다음 남한이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설득하게 만들겠다는 목적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부부장은 구두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며 "편한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우리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일로 여겨지지만, 김정은이 지난달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의 개선을 언급했던 만큼 충분히 예상됐다는 평가다.
특히 김여정이 청와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라고 쓰여진 파란색 파일(친서)을 휴대하고 들어감으로써 보다 분명하게 예상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이나 리용호 외무상이 포함되지 않았을 때부터 북미대화용 명단은 아니었다"며 "처음부터 남북관계를 잘 해보자는 목적이 예상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무르익은 남북 간 평화무드를 이용해 여전히 경색된 한반도의 분위기를 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관계는 좋지 않지만 남측과의 관계를 우선 개선시킨 다음에 서울을 찍고 워싱턴으로 가자는 분위기가 이번 제안에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북한이 남측으로 하여금 미국을 자신들과 대화의 자리에 나오도록 설득하게 하려는 의도"라며 "전형적인 김정은식 국면 돌파의 의지"라고 말했다.
또, 자신들이 주도하는 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라는 요구를 남측에 하는 것으로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북한의 심산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신들이 쓸 수 있는 패를 먼저 보여주면서 정세를 주도하려 한다는 의견이다.
고유한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 회담의) 첫 스타트를 평창에서 끊고 핵을 가진 전략 국가로 평화 공존 하는데 남측을 끌어들여 민족공조하며 미국에 맞서겠다는 것"이라며 "남북 대 미국의 대결구도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미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는 북측이 남측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남측을 위협하는 핵이 아니라 미국의 핵공격 위협에서 민족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논리를 갖고 남측을 설득한 뒤 미국에 맞서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잇따른다.
대남 화해 제스처와 대미 강경 태도를 통해 한국과 미국 사이를 벌려 놓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세차례에 걸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제6차 핵실험에 따라 심각한 국제적 고립과 초고강도 경제제재에 직면한 북한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문 대통령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장은 "북한은 이번에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던 지난 남북 정상회담의 내용들을 복원시키면서 당시 합의했던 내용들을 남한에 이행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협력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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