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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의 역사성, 다시 시민의 품에 안기다

안진우 기자 입력 2018.03.19 18:45 수정 2018.03.19 18:45

대구시민들의 야구사랑은 남다르다. 남다른 이유의 발상지는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 기인한다.
한국 프로야구는 1981년 5월 문화방송(MBC)의 창사 20주년 기념사업으로 태어났다. 이용일(李容一)과 이호헌이 관여하면서, 같은 해 12월 11일 한국프로야구위원회 창립총회를 열었다. 이 당시엔 혼란과 격동 속에서 출범한 제5공화국이 국민의 관심과 시선을 정치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지게 하기 위하여, 프로야구의 탄생을 서둘러야 할 처지였다.
1982년 3월 27일 역사적인 개막경기를 가졌다. 출범 당시의 프로야구팀은 서울이 본거지인 MBC 청룡(초대 감독 백인천), 부산과 경상남도지역이 본거지인 롯데 자이언츠(초대 감독 박영길), 대구와 경북도 지역이 본거지인 삼성 라이온즈(초대 감독 서영무), 광주와 전라도 지역이 본거지인 해태 타이거즈(초대 감독 김동엽), 대전과 충청도가 본거지인 OB 베어즈(초대 감독 김영덕), 인천과 경기·강원도 지역이 본거지인 삼미 슈퍼스타즈(초대 감독 박현식) 등 6개 팀이었다. 모두가 추억의 이름들이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추억인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이 추억을 안고, 다시 대구시민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품에 안겼다. 대구시는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시민운동장 야구장의 개장행사를 지난 17일 대구 시민들과 함께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야구장인, 시민운동장 야구장의 역사성과 삼성 라이온즈의 추억들을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1948년에 문을 열었다. 70~80년대 대구 고교야구의 전성기와 함께 했다. 1982년부터는 삼성라이온즈의 홈구장으로 사용됐다. 대구 시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대구야구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개 보수에도 불구하고 시설 노후화로 인해, 안전상의 문제점이 노출됐다. 2016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으로 사용 빈도가 낮아졌다. 서울 동대문야구장, 부산 구덕야구장과 같이, 철거설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시민운동장 야구장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하여, 아마추어 및 사회인 야구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시민 친화적인 공원형 스포츠시설로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총사업비 33억 5천만 원을 투입하여, 2018년 2월에 준공했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로 대구시는 기존의 내·외야 관람석을 철거했다. 덕아웃과 불펜을 새로 조성했다. 선수들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개선했다. 야구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잔디 산책로를 조성했다. 시민들이 생활 체육공간이자 근린공원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교적 최근에 설치된 전광판, 조명시설, 보호 휀스 등을 그대로 사용함에 따라 시민운동장 야구장의 역사성의 흔적을 유지하는 명분도 살렸다. 동시에 공식 경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실리적인 측면에서 향후 야구장 활용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야구장 내·외부에 설치된, 삼성라이온즈 레전드 핸드프린팅, 이승엽 56호 조형물 및 기념품 전시 공간 등은 과거 대구 야구의 추억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에 주안점을 두고 구성했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레전드 핸드 프린팅 조형물은 지난해 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한 현장투표와 SNS 투표에서 선정된 레전드 선수 10명의 핸드프린팅 부조와 사진, 사인 등으로 구성됐다. 이승엽 선수로부터 기증받은 소장품(7종 37개)을 중심으로 과거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1층 전시관과, 외야 산책로에 설치된 이승엽 56호 홈런 기념 조형물은 시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민운동장 야구장이 가진 역사성과 가치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라고 말했다.
역사성을 가진 이번 야구장의 리모델링은 또 다른 의미로 짚을 땐, 복합문화 체육공간에서, 스포츠 중에서도 한국 야구의 발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체육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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