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체연재 칼럼

도산서원 금송(金松)논의에 대한 견해, 9월 쯤 담장 밖 옮겨 심는다, 보도를 보고(올 1월 17일 늦은 밤)

안진우 기자 입력 2018.03.20 18:19 수정 2018.03.20 18:19

어제와 오늘 지방신문과 방송을 비롯한 전국 매스컴에서 매도인지 보도인지 도산서원 금송(金松)이 도마 위에 올라있다.
“금송은 일본 소나무다. 그 금송을 박정희 대통령이 심었다. 박대통령이 심었다는 금송은 죽어서 안동시에서 새로 심었다. 금송은 너무 자라나 주위와 부적합하고 주변나무를 고사 시킨다. 금송은 퇴계 선생과 맞지 않은 수종이다. 따라서 제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한다.”는 내용들이다.
나는 참으로 못마땅하게 생각되어 불편한 심기를 어디에 토로할 수도 없고 내 일기장 블로그에 마음을 담아 본다.
이 논쟁은 2002년 7월 내가 안동시장에 취임하고 그 다음해 3월에 일어났다. 당시 유교문화권 정비 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라 그 일환으로 도산서원 금송을 제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식하여야 한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그동안 제기되어 오던 이야기를 안동시청 공무원들이 그대로 받아들여 기정사실화하는 것처럼 매스컴에 보도되었다.
나는 당시 공무원들에게 나의 소견을 말하고 그대로 두기로 결정하고 언론에도 상세히 설명 이해를 구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일본 소나무를 도산서원 사적지에 식재 한 것에 대한 적절성을 놓고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나의 주의 주장하는 논리 또한 변함없다. 바람직하지 않은 역사였거나 못마땅했던 역사일지라도 있는 그대로 존치하거나 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 나의 일관된 견해다.
잘되었다 잘못되었다. 바람직하다 바람직하지 않다. 라는 것은 사람이나 시대에 따라 가치관이나 인식의 차이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에든 절대적 가치란 존재하기 어렵기에 언제나 상대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금송(金松)은 일본 소나무이기 때문에 싫어하고 없애야 한다는 논리도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구촌 시대에 나무나 식물 모든 종자가 국경 없이 이식되고 키우며 애용하고 있지 않은가? 은행나무 원산지는 중국이고 보라색 고구마(자미고구마)는 원산지가 일본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과품종 중 인기도 가장 높은 부사(후지) 사과의 원산지가 일본 아오모리 현이다. 그렇다면 이사과도 외국에서 이식해온 과목임으로 터부시하고 멀리해야 하는가?
심지어 단일민족을 자랑하던 우리나라도 지금은 국제결혼마저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어느 특정나무 수종 하나만을 금기시 한다는 것은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본다. 만약 금송이 잘 자라나 주변 경관을 헤치거나 타 수종에 영향을 미친다면 가지치기나 상단 부를 잘라 모양새를 좋게 만들어가면서 보호하면 될 것이다.
안동시 가로수 은행나무가 너무 자라 간판이나 건물에 장애를 주는 것을 봄철에 미리 예쁘고 아름답게 전정하듯이 수형을 가꿔주면 될 것이다. 만약 박정희 대통령이 심은 나무이기에 터부시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도 있다. 이는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가치관의 차이일 뿐 공통되게 일치된 견해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심었던 긴 세월의 이야기를 잉태하는 그자체가 오히려 연륜의 역사를 앓는 역사적 수종이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심은 나무가 죽어 다시 대체해서 심었다면 그 또한 역사를 이어가는 또 다른 역사의 일부분이다. 본인은 그때나 지금이나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역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도산 온혜에서 가송 쪽으로 조금 지나면 도로 한 가운데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1992년~ 1993년 도로 확 포장 시 제거하려는 것을 그대로 존치하도록 간곡히 당부했다. 또한 경산 시내에서 청도 쪽으로 나가는 길 한가운데 동 신목 소태나무가 죽었기에 제거하려는 것도 그대로 존치 보존하도록 했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선조들이 마을마다 동네 신목(神木)을 숭상하고 가꾸어온 것은 역사를 보존하려는 선조들의 위대한 역사의식이라고 본다.
우리가 자꾸 없애고 부수며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혁신의 시대정신은 존중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역사가 될 만한 가치를 지닌 것은 그것이 바람직하든 아니든 역사로 이어온 그 자체를 안고 가는 것이 역사를 보존하고 후대에 넘겨줄 한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도산서원 금송(金松)이야 말로 오히려 안동이 낳은 또 하나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나무로 유행어처럼 사용되는 명품 스토리가 될 수도 있는 나무라 할 수 있다.

▲ 김 휘 동 / 전 안동시장



저작권자 세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