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가 주차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2015년 4,700여대였던 자동차 등록대수가 올 해엔 5,574대로 집계되었다.
3년만에 1천여대 늘어났다. 10년 전 통계에 의하면 차량 수는 2.5배 증가했다.
2017년 치러진 인구조사에서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어 인구 1만 명의 벽마저 무너졌는데, 자동차 등록대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평지가 드문 화산섬 울릉도 지형에 도로와 골목 곳곳이 불법주차로 가로막혀 울릉도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 울릉군은 차량이 급증하자 주차장 확보에 안간힘을 쓰지만 늘어나는 차량의 속도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이다.
울릉도내 주차면수는 2005년 744면에서2015년 1,882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39억 원의 사업비로 울릉 저동에 80면의 공영주차장 건립이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대형 여객선이 드나드는 도동항과 사동 신항, 저동 저동항 주변은 선박 입출항 시간마다 도로 전체가 마비되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봄과 여름에는 대형 관광버스까지 뒤섞여 아수라장이 된다.
경북도 탄소제로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울릉도 차량을 전기차로 전면 교체하는 정책으로 인해 울릉도의 차량대수는 더욱 증가했다.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주어지는 보조금으로 인해 작년과 올해에만 총 143대의 전기차가 울릉도에 등록된 것이다. 나날이 늘어나는 렌터카 업체도 차량 증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울릉군청에서는 2007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조례”를 통해 전국 최초로 시행되고 있는 제주도의 ‘차고지 증명제’가 주차난과 교통난 해소에 실효성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울릉도에서도 이와 같은 특단의 울릉도 특별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수차례 도입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상위법령에 막혀 법 제정이 가로막혀 왔다고 답답한 속내를 전했다. 녹색섬, 청정섬을 지향하는 울릉도에 주차난과 교통난으로 인한 공회전 등으로 매연발생도 심각한 상황이다.
울릉 주민들 사이에서도 울릉도 특성상 차량등록을 강제적으로라도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를 하고 있다.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시내버스나 셔틀버스 등 대중교통망을 더욱 강화하고, 자동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량을 폐차할 때 혜택을 강화하여 주민들이 자동차가 아닌 대중교통 이용에 편의를 제공할 때, 울릉도 주차난의 해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울릉=김민정 기자 namastt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