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시의 최우선은 도로와 교통이다. 도로가 불안하다면, 교통도 덩달아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교통은 인위적으로 잘만하면, 가장 안전한 이동수단이다. 정해진 속도와 졸음운전 등, 교통법규를 잘 지킬 때에, 교통은 자본이다. 하지만 이렇지가 않는 경우가 발생하여, 인명과 소중한 재산을 길바닥에 버리고 만다.
지난 4월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속도별 자동차 대 보행자 인체모형 충돌시험’에 따르면, 차량 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10㎞만 줄여도, 보행자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20%포인트(p)나 낮아졌다. 실험 결과 시속 60㎞로 달리는 승용차에 치인 인체모형은 중상 가능성이 92.6%로 나타났다. 시속 50㎞ 충돌 시에는 중상 가능성이 72.7%로 낮아졌다. 주행속도를 시속 10㎞ 줄였더니 중상 가능성이 20%p나 낮아졌다.
OECD 국제도로교통사고 데이터베이스의 2017년 연차 보고서를 보면, 호주는 1970년대 이미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했다. 체코는 1966년 앞좌석, 1975년에는 뒷좌석 탑승자까지 안전띠를 의무적으로 착용했다. 한국 안전띠 착용률은 앞좌석의 경우 88.5%, 뒷좌석은 30.2%로 다른 국가들의 전반적인 수치보다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 2월 질병관리본부의 ‘2011~2015 보행자 교통사고 입원 환자 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5년간 보행자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는 총 28만5,735명이었다. 교통사고 입원자 중 15.4%이었다. 지난해 12월 순천향의대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우리나라 19세 이상 일반 성인 1천675명에 대한 설문조사로 졸음운전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자 4명 중 1명꼴인 23.6%가 평생에 한 번 이상 졸음운전을 경험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졸음운전을 한다는 응답이 33.1%이었다. 시속 100㎞로 달리는 차의 운전자가 10초 정도만 미세수면상태가 되더라도, 약 280m를 무의식중에 달리게 된다. 위 같은 각종 통계를 볼 때에, 자동차 천국이 교통사고의 지옥이다.
경북도는 지난 18일 칠곡군을 시작으로 시군, 관할 경찰서, 고속도로순찰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화물자동차, 전세버스 등 사업용 자동차를 대상으로 노상 교통안전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대형 교통사고 발생 개연성이 높은 사업용 자동차의 교통사고의 예방에 목적을 두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휴게소, 주요 관광지 주차장 등 화물 자동차와 전세버스의 통행량이 많은 장소를 선정?추진한다. 주요 점검사항은 운행기록계 설치?작동, 최고속도 제한장치 해제, 불법 구조변경, 운전자 음주, 소화기?탈출용 망치 설치, 안전띠 정상작동, 운전자 휴게시간 준수, 운전자 자격 여부 등 교통안전과 관련된 위반사항 등이다.
사업용 자동차의 취약요인인 운전자의 과로와 과속운행 방지를 위해, 운전자의 휴게시간 준수여부를 디지털 운행기록계로 분석?점검한다. 차량의 최고속도 제한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를 중점 점검한다. 운행 중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차내 가무행위 근절, 휴대전화 사용금지,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차내 공기환기와 충분한 휴식 등을 권고하고 안전운전 계도활동도 병행?실시한다.
경북도는 위반차량 적발 시 관계 법령에 따라 과징금 등 행정 처분한다. 점검결과를 분석하여, 발생된 문제점을 하절기 휴가철 교통안전점검에 반영한다.
이번 노상 교통안전 합동점검은 칠곡에 이어 19일(화) 김천, 21일(목) 경산, 22일 영덕에서 실시한다. 박재구 경북도 생활경제교통과장은 지난해 도내 발생한 교통사고 분석 결과, 도내 전체 차량 대수의 3.5%에 불과한 사업용 차량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체 14.7%를 점유하고 있어 사업용 차량의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사고의 예방은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다. 운자자의 안전의식이다. 보행자도 마찬가지이다. 경북도는 이번의 단속에서, 위의 통계를 참조하여, 의식전환에도 행정력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