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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만성’ 케르버, 세계랭킹 1위 ‘자축 우승’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9.11 18:46 수정 2016.09.11 18:46

'새로운 여제' 안젤리크 케르버(28·독일·세계랭킹 2위)의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은 세계랭킹 1위를 자축하는 우승이 됐다.케르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2시간7분에 걸친 접전 끝에 세계랭킹 11위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4·체코)를 2-1(6-3 4-6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 앞서 케르버는 우승만큼이나 기쁜 소식을 접했다.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35·미국)가 2013년 2월부터 무려 186주 동안이나 놓치지 않고 있던 세계랭킹 1위 자리의 새로운 주인공이 된 것.윌리엄스는 플리스코바에게 0-2(2-6 6-7)로 지면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케르버에게 넘겨주게 됐다.왼손잡이 선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케르버가 역대 세 번째다. 케르버에 앞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모니카 셀레스(이상 미국)가 왼손잡이 선수로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셀레스가 마지막으로 세계랭킹 1위였던 것이 1996년 11월로, 케르버는 20년만에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왼손잡이 선수가 됐다.독일 선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19년만이었다. 독일 선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슈테피 그라프가 마지막이었는데,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 내려온 때가 1997년 3월이었다.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독일 선수는 그라프와 케르버 뿐이다.이날 우승은 케르버가 세계랭킹 1위 등극을 자축하는 우승이었다. 프로 선수의 메이저대회 참가가 허용된 1968년 이후 왼손잡이 선수가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나브라틸로바, 셀레스, 페트라 크비토바(체코)에 이어 역대 4번째다.크비토바가 US오픈에서 우승한 적이 없어 US오픈만 따지면 역대 세 번째 왼손잡이 선수 우승이다. 케르버에 앞서 왼손잡이 선수가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것도 루시 사파로바(체코)를 포함해 4명 뿐이었다.독일 선수가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슈테피 그라프가 1995~1996년 2연패를 달성한 이후 20년만이다. 그라프 이후에는 US오픈 결승에 오른 독일 선수도 없었다. 케르버를 '대기만성'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세계랭킹 1위가 처음 된 시점을 기준으로는 케르버가 역대 최고령이다.1988년 1월생인 케르버는 28세 7개월에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세계랭킹 1위에 처음 오른 시점을 기준으로 종전에 가장 나이가 많았던 것은 2001년 10월 25세200일의 나이로 1위에 오른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였다.3세 때 테니스를 시작해 만 20세가 된 2003년에야 프로로 전향한 케르버는 2009년까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결승에 오른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투어 대회 정상에 선 것이 2012년이었다.메이저대회에서도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케르버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11년 US오픈, 2012년 윔블던에서 기록한 4강이다.그러나 지난해 투어 대회에서 4차례 정상에 서며 상승세를 탄 케르버는 올해 메이저대회 무대까지 정복했다.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윌리엄스를 꺾으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궜고, 4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포르셰 그랑프리에서 정상에 섰다.프랑스오픈에서는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윔블던에서는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케르버는 세계랭킹 1위 등극에 첫 US오픈 우승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혔다. 케르버는 "어린 시절부터 언제나 세계랭킹 1위가 되는 날을,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날을 꿈꿔왔다"며 "올해 이 모든 꿈을 이뤘다.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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