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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늑장 대응이 감염병 대응 매뉴얼인가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9.12 20:07 수정 2016.09.12 20:07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국민들이 감염병에 대한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응과 늑장 대처에 또다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C형간염 종합대책을 부랴부랴 내놨다. C형간염 관리체계를 현행 표본감시 체계에서 전수감시 체계로 전환하고 국민건강검진에 C형간염 검사 도입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늦어도 많이 늦었다. 서울 다나의원에서 지난해 10월 1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 이미 열달이나 지났다. 서울 다나의원에 이어 올해 한양정형외과의원, 서울현대의원에서도 집단감염이 연달아 발생했다. 몇차례 홍역을 치르고도 우물쭈물하는 보건당국의 태도는 변한 게 없다.복지부는 이번 대처에서도 큰 구멍을 드러냈다. 환자들의 신속한 신고에도 역학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원인 규명을 하는 데 어려움을 자초했다.복지부의 초동 대처가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사태가 이렇게 확산되진 않았을 것이다.메르스사태의 교훈은 벌써 잊은 듯하다.불과 1년 전 늑장 대처로 화를 키운 메르스 사태 때 보건당국은 크게 혼쭐이 났다. 이를 교훈삼아 예방과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사과도 하고 큰 소리도 쳤다.결과는 도돌이표다.C형간염은 무서운 병이다. 백신이 없어 예방이 불가능하고 일단 감염되면 70% 이상 만성화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전될 위험이 크다. 최근 C형간염 뿐만 아니라 15년 만에 발생한 콜레라 등 감염병이 잇따라 발생하며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복지부만 무사안일(無事安逸)이다. 신속한 초동 대응과 철저한 조사만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길임은 두 번 말하기도 입 아프다. '늑장 대응' 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장한 '과잉 대응'이 낫다는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겪고도 모르겠는가.이러다 복지부의 감염병 초동대응 매뉴얼이 늑장 대응으로 굳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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