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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9월 15일 팔월보름 한가위다

세명일보 기자 입력 2016.09.18 16:40 수정 2016.09.18 16:40

급격히 변해가는 스마트사회에서 인륜은 없고 부모를 버리는 일쯤은 흔히 있는 일이라 치부하고 살아가는 세상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가는지 모르는 모순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이제 한 세월 다 보내시고 팔순을 넘은 고령에 어디 기댈 때도 없어 경로당이나 어느 공원 벤치에서 하루 종일 주저앉아 소일하고 있다. 어쩌면 이 사회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는 우주의 섭리대로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길을 가고 있다. 태어나 늙고 병들고 결국은 죽음으로 가게 되어있다지만.......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 먹을 것 입을 것조차 궁했던 그때 우리네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굶을세라 어디선가 보리쌀 으깬 주먹밥을 얻어와 자식에게 먹이던 어머니 어렵던 시절 서러운 한을 가슴 속에 여며두고 그저 자식 사랑에 눈물을 훔치던 무조건적인 부모님의 큰 사랑 가슴 찡한 인정의 세월은 우리네 어머니의 따뜻한 모정이 존재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어느 순간 땀 흘려 가꾸어 온 텃밭을 자식들에게 잠식되고 뒷방 늙은이로 물러앉아 버린 가련한 어머니 인정이란 언어가 무색하리만치 비도덕적이고 폐륜이 성행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어머니라고 부르던 아름다운 사랑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 현실사회가 안타깝다. 가슴속 깊이 시퍼런 멍 자국을 새기고 낡은 치맛자락에 피눈물로 젖게 하는 비도덕적인 행위가 난무하는 오늘의 현실에서 당신의 텃밭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밤낮없이 외길인생을 살아오신 우리네 어머니가 자식 머무는 공간에 들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비련의 이방인이 되어버린 폐륜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꼬부라진 허리에 축 쳐진 어깨너머로 석양의 노을은 깊어가고 쓸쓸한 안타까움을 남긴 채 모든 것이 세상 탓도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당신의 죄인 양 소외되어 가는 우리네 부모님들의 아픔이 더욱 안타깝다. 이제 그들에게는 기댈 자식도 없다. 믿을 세상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이다. 더 이상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는다. 살아 온 세월의 흔적을 조금씩 회상하며 자식원망도 못하고 멀리서 ‘그저 잘 살아야지’ 하면서 자식들이 잘 살기를 기원도 아끼지 않는 우리의 부모님들이 골목어귀에서 공원벤치에서 처량히 쭈그리고 앉은 우리네 부모님들의 모습이다. “도대체 국가가 어떻게 무엇을 하였기에”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횅하니 지나버리는 세상인심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늙은 부모를 거리로 내몰고 끝내는 패륜아로 자행하는 현실을 보면서 또 하나의 비극이 사회문제로 등장한지 오래다.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자식들도 정부도 권력자 간자들도 그저 남의 일인 양 스쳐지나가는 사회이기적적 복지구조의 모순 속에서 점점 사회전반 곳곳에서 비열한 방법으로 방관하고 있다. 공통사회 골은 좁힐 수 없고 ‘공정 사회’로 가는 길은 없어졌다. 한 마디로 귀족은 귀족끼리 놀고 서민은 영원히 서민으로 벼랑 끝으로 몰리는 것이 한국사회가 될 것 같다. 이런 식인데 ‘복지’를 논한다고.....9월15일 팔월보름 한가위다. 언제부터인가 고속도로 정체보다 국제공황은 해외성묘 나가는 인파로 인산인해 되어 또 난리법석이 될 모양이다.김규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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